"우크라 관련으로 미국과 대화할 게 전혀 없다"
러 "미국과 핵군축 고위급 대화 가능…죄수교환 합의 기대"
러시아는 이달 말 예정된 미국과의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 관련 논의를 계기로 추가 고위급 대화도 가능하다고 18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 리아 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오는 29일 카이로에서 열리는 뉴스타트 양자협의위원회(BCC)와 관련해 기자들에게 "만약 미국이 준비된다면 러시아는 고위급 대화도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는 이번 회의 이후로도 미국과 새로운 대화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과 러시아가 2010년 체결한 뉴스타트는 양국 핵탄두와 운반체를 일정 수 이하로 감축하고 쌍방 간 핵시설을 주기적으로 사찰하는 것이 골자다.

2011년 2월 발효한 10년 기한의 협정은 양국 합의로 2026년 2월까지로 연장됐으나, 추가 연장 협상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답보 상태다.

전날 랴브코프 차관은 미국과 러시아가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이집트 카이로에서 뉴스타트 BCC를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 나라가 BCC를 여는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약 13개월 만이다.

또한 랴브코프 차관은 미국 여자프로농구 선수 브리트니 그라이너와 미국 기업인 폴 휠런 등 죄수 교환에도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는 "이 문제에 대한 전망이 단순히 화제성 이슈에 그치지 않고, 계속 강화돼서 양국이 구체적 합의에 도달하는 순간이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랴브코프 차관은 우크라이나 종전을 위한 미국과의 대화는 현재로선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우크라이나와 관련해 양국의 정반대 입장을 고려할 때, 그들과 대화할 게 전혀 없다"고 말했다.

최근 겨울을 앞두고 우크라이나 전선의 교착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미국과 서방을 중심으로 평화협상론이 커지고 있다.

러시아는 자신들은 협상에 열려 있으나 우크라이나가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며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설득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협상을 원한다는 신호를 받았다"며 공개 협상을 제안했으나, 크렘린궁은 "공개 협상은 상상하기 어렵다.

우크라이나는 협상을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랴브코프 차관은 우크라이나의 '더티밤' 관련 의혹을 부인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보고서에 대해선 "만족할 만한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IAEA의) 조사 대상 3곳이 우크라이나가 가진 전부가 절대 아니다"라며 "우크라이나는 여전히 그런 무기를 만들어 도발 목적으로 사용할 능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