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배터리 사용시 보조금 제외하는 IRA도 변수
세계 전기차업계, 저렴한 LFP배터리 도입 속도…中 의존은 부담
세계 주요 전기차 기업들이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 저렴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이에 따른 중국 의존 확대는 부담 요인이라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현지시간) 진단했다.

WSJ에 따르면 테슬라·포드·리비안 등 전기차 생산업체들은 기존의 NCM(니켈·코발트·망간) 등 삼원계 배터리보다 단가가 낮은 LFP 배터리를 사용하려고 계획 중이다.

리비안 측은 트럭·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 일부 모델에서 LFP 배터리로 전환하고 있으며, 지난 9일 실적발표 당시 "LFP 배터리에 대해 매우 낙관적"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세계 배터리 점유율 1위인 닝더스다이(寧德時代·CATL) 등 중국 기업들이 주로 생산하는 LFP 배터리는 통상적으로 삼원계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낮아 주행 가능 거리가 짧다.

이 때문에 몇 년 전만 해도 LFP 배터리는 중국 도시 지역을 겨냥한 중저가 모델에 주로 쓰이고 북미에서는 비싸더라도 삼원계 배터리가 쓰일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올해 초 주요 니켈 수출국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니켈 가격이 치솟았다.

코발트도 최근 수년간 가격이 급등했고 주 공급원인 콩고 광산의 노동자 인권·환경 문제가 대두되면서 사용이 주춤하게 됐다.

배터리 정보업체 벤치마크미네랄인텔리전스(BMI)에 따르면 LFP 배터리 생산 비용은 삼원계 배터리보다 약 30% 저렴한 상태다.

포드는 지난여름 중국 업체로부터 LFP 배터리를 공급받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원자재 비용을 최대 15%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도 했다.

LFP 배터리를 전기차 내부에 내장하는 기술의 진전과 이에 따른 주행거리 연장, 삼원계 배터리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화재 위험 등도 LFP 배터리 사용 확대 유인이 되고 있다.

투자은행(IB) UBS의 전기차 배터리 리서치 책임자 팀 부시에 따르면 2030년까지 세계 차량용 배터리 시장에서 LFP 배터리의 비중 전망치는 기존 15%에서 최근 40%로 높아졌다.

문제는 LFP 배터리의 경우 공급망의 중국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더 과도하다는 게 WSJ의 지적이다.

특히 미국이 향후 자국 등에서 생산된 배터리 부품을 써야 전기차 보조금을 주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에 들어가는 등 중국을 첨단 공급망에서 배제하려 하면서 중국 의존도를 높이는 데 부담이 되고 있다.

지난달 포드 최고경영자(CEO) 짐 팔리는 현재는 중국에서 배터리를 수입 중이지만 향후 북미에서 배터리를 생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유럽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값싼 나트륨과 황을 활용하는 전기차 배터리 개발 움직임도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향후 나트륨·이온이나 리튬·황 배터리가 상용화될 경우 현재의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최대 3분의 2 정도 저렴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아직 충전 능력이 떨어지고 리튬·황 배터리는 부식 속도가 빠른 문제 등이 있어 기술적 진전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