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TC 2022 리뷰]지니너스, 비임상서 항암백신 반응률 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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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에서 만난 한국 기업들(2)-끝
한미약품, 첫 면역항암제 후보 2상 1단계 결과 발표
한미약품, 첫 면역항암제 후보 2상 1단계 결과 발표
지난 10~12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열린 미국 면역항암학회(SITC)에는 국내 기업들이 다수 참여했다. 연구결과 및 개발성과를 공유하는 포스터는 주제별로 분류돼 전시됐다. 때문에 양옆 또는 인근의 다른 기업 발표와 비교가 돼 국내 기업의 위치를 짐작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했다.
항암백신은 암세포가 갖고 있는 항원을 투여해, 이에 활성화된 환자의 면역체계가 암세포를 집중 공격하게 만드는 원리의 항암제다. ‘백신’이란 이름을 보면 암에 걸리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것처럼 보이지만 최근 연구 중인 항암백신 대부분은 치료제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문제는 암에 있는 암항원을 어떻게 확보하느냐다. 같은 종류라도 각 환자의 암세포에서 나타나는 유전자 돌연변이는 제각각이다. 이 돌연변이에 의한 암항원도 다양하다. 최대한 많은 암세포가 공유하는 암항원을 표적해야 항암백신이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다.
지니너스는 실제 암환자의 종양침윤림프구(TIL)을 채취한 뒤 리보핵산(RNA)과 전사체 분석을 통해 면역체계가 암세포를 공격하는 데 가장 효과적일 수 있는 암항원의 염기서열을 확보했다. 박웅양 대표는 “보통 경쟁사는 여기서 그치는데 우리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인 실리코)으로 T세포 수용체와 잘 결합하는 최적의 암항원을 찾고, 이 중 잘 작동하는 암항원을 다시 한 번 단일세포(싱글셀) 스크리닝을 통해 선별했다”고 말했다.
지니너스는 이렇게 찾은 신생 항원을 ‘티어1’과 ‘티어2’로 나눴다. 티어1은 세포독성T세포의 수용체와 우선적으로 결합하는 신규 암항원이며, 티어2는 기억T세포 등과 결합하는 암항원이다. 이중 티어1을 항암백신으로 쓴다는 계획이다. 박 대표는 “즉각적인 면역체계의 반응을 불러일으키기엔 티어1 암항원이 가장 좋다”고 했다.
이번 SITC에서 지니너스는 이렇게 찾아낸 신생 암항원으로 만든 백신이 얼마나 효과를 보이는지 확인한 데이터를 함께 발표했다. 박 대표는 “티어1은 32.6%, 티어2는 25.6%의 적중률을 보여 면역반응을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말하는 적중률이란 항원이 면역반응을 활성화한 비율이다. 생체 내 실험(in vivo)에서 티어1의 암항원 92개 중 30개가 면역반응을 활성화한 것이다. 경쟁사의 면역반응률은 10~20% 정도로 알려졌다.
지니너스는 2024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항암백신의 임상 1상을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화이자와 함께 코로나19 메신저RNA(mRNA) 백신을 개발한 바이오엔테크도 항암백신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1상에 진입한 ‘픽스박(fixvac)’에 대한 것이다. 지니너스의 항암백신과 픽스박의 가장 큰 차이는 범용성 여부다. 지니너스는 환자별로 암항원을 새롭게 찾아내 맞춤형으로 항암백신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픽스박은 같은 암종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항원을 이용한 동종 항암백신으로 디자인됐다. 화이자 및 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과 마찬가지로 항원의 설계도인 mRNA를 이용한다.
박 대표는 “대량 생산 가능한 동종 항암백신이라는 점이 픽스박의 장점”이라면서도 “환자별 종양침윤림프구에서 찾아낸 암 항원을 여러 단계에 걸친 스크리닝으로 최적화한 맞춤형 백신이 강한 면역반응을 불러일으키는 데엔 더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2상 1단계는 앱스타인바 바이러스(EBV) 양성 및 음성 여부에 따라 결과가 엇갈렸다. 분석 결과, EBV 양성인 위암 환자 10명 중 6명에서 종양 크기가 30% 이상 감소하는 부분반응(PR)이 확인됐다(객관적반응률 60%). 하지만 EBV 음성인 위암 환자군에선 10명 중 2명만이 안정병변(SD)에 도달했다. 나머지 8명은 암의 진행이 계속됐다. 모든 환자는 FLX475 100mg을 매일 1회, 미국 머크(MSD)의 ‘키트루다’ 200mg을 3주마다 투약했다.
EBV 감염은 위암 발생의 원인 중 하나다. 위암 환자의 EBV 양성 비율은 연구에 따라 2~16% 정도로 보고되고 있다.
안전성 측면에서 임상 전에는 없었지만 약물 투약후 심각도가 증가한 부작용(TEAE)은 EBV 음성 환자군에서 80%, 양성 환자군에서 100% 보고됐다. 심각한 부작용인 3등급 이상 TEAE의 비율은 EBV 음성에서 40%, EBV 양성에서 30%였다. 부작용 때문에 투약 양이나 주기를 조절한 비율은 EBV 음성에서 10%, EBV 양성에서 20%였다. 약이 효과를 보였던 EBV 양성 환자군에서 부작용 때문에 투약을 중단한 경우는 없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임상 2상 2단계는 예정대로 EBV 음성 환자20명, EBV 양성 환자를 10명씩 더 늘려 진행할지, 아니면 효과를 보인 EBV 양성 환자군을 대상으로 진행할지 협의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지니너스, 항암백신 면역반응률 32.6%
지니너스의 사업분야는 ‘투 트랙’이다. 하나는 유전체 분석이며, 두 번째는 항암 백신이다. 지니너스는 이번 SITC에서 항암백신 관련 연구성과를 발표했다.항암백신은 암세포가 갖고 있는 항원을 투여해, 이에 활성화된 환자의 면역체계가 암세포를 집중 공격하게 만드는 원리의 항암제다. ‘백신’이란 이름을 보면 암에 걸리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것처럼 보이지만 최근 연구 중인 항암백신 대부분은 치료제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문제는 암에 있는 암항원을 어떻게 확보하느냐다. 같은 종류라도 각 환자의 암세포에서 나타나는 유전자 돌연변이는 제각각이다. 이 돌연변이에 의한 암항원도 다양하다. 최대한 많은 암세포가 공유하는 암항원을 표적해야 항암백신이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다.
지니너스는 실제 암환자의 종양침윤림프구(TIL)을 채취한 뒤 리보핵산(RNA)과 전사체 분석을 통해 면역체계가 암세포를 공격하는 데 가장 효과적일 수 있는 암항원의 염기서열을 확보했다. 박웅양 대표는 “보통 경쟁사는 여기서 그치는데 우리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인 실리코)으로 T세포 수용체와 잘 결합하는 최적의 암항원을 찾고, 이 중 잘 작동하는 암항원을 다시 한 번 단일세포(싱글셀) 스크리닝을 통해 선별했다”고 말했다.
지니너스는 이렇게 찾은 신생 항원을 ‘티어1’과 ‘티어2’로 나눴다. 티어1은 세포독성T세포의 수용체와 우선적으로 결합하는 신규 암항원이며, 티어2는 기억T세포 등과 결합하는 암항원이다. 이중 티어1을 항암백신으로 쓴다는 계획이다. 박 대표는 “즉각적인 면역체계의 반응을 불러일으키기엔 티어1 암항원이 가장 좋다”고 했다.
이번 SITC에서 지니너스는 이렇게 찾아낸 신생 암항원으로 만든 백신이 얼마나 효과를 보이는지 확인한 데이터를 함께 발표했다. 박 대표는 “티어1은 32.6%, 티어2는 25.6%의 적중률을 보여 면역반응을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말하는 적중률이란 항원이 면역반응을 활성화한 비율이다. 생체 내 실험(in vivo)에서 티어1의 암항원 92개 중 30개가 면역반응을 활성화한 것이다. 경쟁사의 면역반응률은 10~20% 정도로 알려졌다.
지니너스는 2024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항암백신의 임상 1상을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화이자와 함께 코로나19 메신저RNA(mRNA) 백신을 개발한 바이오엔테크도 항암백신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1상에 진입한 ‘픽스박(fixvac)’에 대한 것이다. 지니너스의 항암백신과 픽스박의 가장 큰 차이는 범용성 여부다. 지니너스는 환자별로 암항원을 새롭게 찾아내 맞춤형으로 항암백신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픽스박은 같은 암종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항원을 이용한 동종 항암백신으로 디자인됐다. 화이자 및 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과 마찬가지로 항원의 설계도인 mRNA를 이용한다.
박 대표는 “대량 생산 가능한 동종 항암백신이라는 점이 픽스박의 장점”이라면서도 “환자별 종양침윤림프구에서 찾아낸 암 항원을 여러 단계에 걸친 스크리닝으로 최적화한 맞춤형 백신이 강한 면역반응을 불러일으키는 데엔 더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미약품, 첫 면역항암제 후보 2상 1단계 결과 발표
한미약품은 2019년 미국 바이오기업 랩트 테라퓨틱스로부터 도입해 임상 2상을 진행 중인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FLX475’의 임상 2상 1단계 분석 결과를 SITC에서 발표했다. FLX475는 면역항암 효과를 억제하는 조절 T세포의 종양 내 이동에 관여하는 ‘CCR4’ 단백질에 대한 경구용 길항제다. 한미약품의 첫 면역항암제 후보물질이기도 하다.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2상 1단계는 앱스타인바 바이러스(EBV) 양성 및 음성 여부에 따라 결과가 엇갈렸다. 분석 결과, EBV 양성인 위암 환자 10명 중 6명에서 종양 크기가 30% 이상 감소하는 부분반응(PR)이 확인됐다(객관적반응률 60%). 하지만 EBV 음성인 위암 환자군에선 10명 중 2명만이 안정병변(SD)에 도달했다. 나머지 8명은 암의 진행이 계속됐다. 모든 환자는 FLX475 100mg을 매일 1회, 미국 머크(MSD)의 ‘키트루다’ 200mg을 3주마다 투약했다.
EBV 감염은 위암 발생의 원인 중 하나다. 위암 환자의 EBV 양성 비율은 연구에 따라 2~16% 정도로 보고되고 있다.
안전성 측면에서 임상 전에는 없었지만 약물 투약후 심각도가 증가한 부작용(TEAE)은 EBV 음성 환자군에서 80%, 양성 환자군에서 100% 보고됐다. 심각한 부작용인 3등급 이상 TEAE의 비율은 EBV 음성에서 40%, EBV 양성에서 30%였다. 부작용 때문에 투약 양이나 주기를 조절한 비율은 EBV 음성에서 10%, EBV 양성에서 20%였다. 약이 효과를 보였던 EBV 양성 환자군에서 부작용 때문에 투약을 중단한 경우는 없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임상 2상 2단계는 예정대로 EBV 음성 환자20명, EBV 양성 환자를 10명씩 더 늘려 진행할지, 아니면 효과를 보인 EBV 양성 환자군을 대상으로 진행할지 협의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