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가뭄 처음] ④ 광주전남 역대 최저 강수량에 역대 최악 가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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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가뭄' 발생일 304일 중 233.6일…역대 최다
5월 누적 강수량 고작 2.3㎜, 태풍도 피해가…당분간 비 기대 어려워
[※ 편집자 주 = 광주·전남이 심각한 가뭄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고질적인 물 부족을 겪는 전남 일부 섬 지역은 이미 제한 급수에 들어갔고, 현재 추세라면 인구 143만 광역시인 광주도 내년 초 제한 급수가 불가피해 보입니다.
가을, 겨울의 계절적 특성을 고려하면 광주 시민 상수원인 동복댐, 주암댐의 내년 3월 고갈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연합뉴스는 광주·전남의 극심한 물 부족 현상과 원인, 제한 급수로 예상되는 불편, 절수 행동 요령 등을 담은 기사를 5차례에 걸쳐 송고합니다.
] 그토록 기다렸던 비는 고작 18㎜가량 오는 것에 그쳤다.
지난 13일 비가 내린 직후 찾아간 전남 화순군 이서면 동복댐은 언제 비가 내렸냐는 듯 갈색 속살을 훤히 드러내고 있었다.
물이 빠져버린 호수의 경사면은 마치 등고선을 나타내듯 층층이 검은 띠가 둘려 수심이 얼마나 많이 낮아졌는지 한눈에 알 수 있었다.
호수에 있는 취수탑도 오랫동안 물에 잠겨 있었던 부분까지 수면 위로 고스란히 드러났다.
오랫동안 물이 닿지 않은 메마른 땅 위에는 군데군데 풀까지 자라 풀밭을 이룬 곳도 있었다.
광주 북구와 동구에 식수를 공급하는 이곳 동복댐 저수율은 29.5%.
하루 18만㎥의 식수를 내보내고 있는데 이대로라면 내년 3월 말 고갈될 수 있다.
광주 서구·남구·광산구의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주암댐도 31.9% 정도의 저수율을 보이며 내년 5월 고갈이 우려된다.
전남의 식수와 생활용수 상황은 더 심각하다.
다목적댐 2곳과 용수댐·저수지 47곳 등 58곳을 수원으로 삼고 있는데, 장흥댐(다목적댐) 39.6%·평림댐(용수댐) 33.1%의 저수율을 나타내고 있다.
일부 생활용수 저수지의 경우 저수율이 10% 밑으로 떨어진 곳도 있다.
이미 전남 완도와 진도 등 28개 마을에는 이미 식수원이 고갈돼 3천800가구, 7천415명이 제한 급수나 운반 급수로 불편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국가 가뭄 정보 포털에 따르면 생활용수 가뭄은 유독 광주·전남에만 나타나고 있다.
광주 전역과 전남 12개 시군이 생활용수 가뭄 5단계 중 4단계인 '경계' 단계에 올랐다.
역대 최악의 기상학적 가뭄이 용수 가뭄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기상학적 가뭄은 직전 6개월의 강수량을 기준으로 평년 강수량보다 65% 이하인 날을 가뭄이 발생한 것으로 분류한다.
이런 날이 올해 1월부터 10월 말까지 304일 중 233.6일로 집계됐다.
1973년 이 지역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최고치다.
1년을 기준으로 집계된 2017년(191.5일)과 1994년(178.9일) 1988년(158.3일)의 가뭄 일수를 이미 훌쩍 넘겼다.
가뭄의 기준이 되는 누적 강수량도 올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말까지 광주·전남 누적 강수량은 786.1㎜에 불과했다.
평년 1천304.8㎜의 60%밖에 비가 내리지 않은 셈이다.
올해 말까지 두 달간 비가 더 온다고 하더라도 지금까지 비가 가장 적게 온 1988년 833.3㎜, 1995년 843.2㎜, 1994년 892.5㎜, 2017년 921.0㎜보다 적거나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 5월 한 달 동안 광주·전남에 내린 비의 양은 고작 2.9㎜에 불과했다.
평년 5월 강수량인 118.6㎜, 작년 5월 강수량인 125㎜에 비해 턱없이 모자랐다.
이때부터 가뭄이 심화하기 시작했지만, 비가 많이 오는 여름철에도 비가 적게 내리면서 해갈되지 못했다.
여름 평균 강수량 703㎜보다 적은 412㎜가 내리는 데 그쳤다.
이 기간 중부 지방의 강수량은 891.4㎜로 평년보다 더 많은 비가 내렸다.
남부 지방에 자리 잡은 고기압의 영향으로 저기압을 동반한 정체전선이 중부지방에서 아래로 내려오지 못했다.
중부에는 물폭탄을, 남부에는 심한 가뭄을 가져온 요인으로 꼽힌다.
비구름을 동반한 태풍이 이 지역에 영향을 주지 않고 지나간 것도 국지적 가뭄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문제는 향후 3개월간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은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돼 가뭄 해갈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평년과 비슷한 비가 오더라도 이 기간 평년 강수량은 114.9㎜(11월 52.3㎜, 12월 33㎜, 1월 29.6㎜)에 불과하다.
가뭄 전망 역시 향후 3개월간 4단계인 경계 단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광주의 경우 30년 만에 제한 급수가 내년 1월께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광주·전남 각 지자체는 생활 속 물 절약을 실천하면 제한급수 없이 내년 장마 때까지 버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물 절약을 호소하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증발량이나 저수지 침투량 등을 반영하면 3월 말로 예상하는 고갈 시점은 더 당겨질 수도 있다"며 "제한급수 상황까지 가지 않길 바라지만 제한 급수가 필요한 때를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5월 누적 강수량 고작 2.3㎜, 태풍도 피해가…당분간 비 기대 어려워
[※ 편집자 주 = 광주·전남이 심각한 가뭄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고질적인 물 부족을 겪는 전남 일부 섬 지역은 이미 제한 급수에 들어갔고, 현재 추세라면 인구 143만 광역시인 광주도 내년 초 제한 급수가 불가피해 보입니다.
가을, 겨울의 계절적 특성을 고려하면 광주 시민 상수원인 동복댐, 주암댐의 내년 3월 고갈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연합뉴스는 광주·전남의 극심한 물 부족 현상과 원인, 제한 급수로 예상되는 불편, 절수 행동 요령 등을 담은 기사를 5차례에 걸쳐 송고합니다.
] 그토록 기다렸던 비는 고작 18㎜가량 오는 것에 그쳤다.
지난 13일 비가 내린 직후 찾아간 전남 화순군 이서면 동복댐은 언제 비가 내렸냐는 듯 갈색 속살을 훤히 드러내고 있었다.
물이 빠져버린 호수의 경사면은 마치 등고선을 나타내듯 층층이 검은 띠가 둘려 수심이 얼마나 많이 낮아졌는지 한눈에 알 수 있었다.
호수에 있는 취수탑도 오랫동안 물에 잠겨 있었던 부분까지 수면 위로 고스란히 드러났다.
오랫동안 물이 닿지 않은 메마른 땅 위에는 군데군데 풀까지 자라 풀밭을 이룬 곳도 있었다.
광주 북구와 동구에 식수를 공급하는 이곳 동복댐 저수율은 29.5%.
하루 18만㎥의 식수를 내보내고 있는데 이대로라면 내년 3월 말 고갈될 수 있다.
광주 서구·남구·광산구의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주암댐도 31.9% 정도의 저수율을 보이며 내년 5월 고갈이 우려된다.
전남의 식수와 생활용수 상황은 더 심각하다.
다목적댐 2곳과 용수댐·저수지 47곳 등 58곳을 수원으로 삼고 있는데, 장흥댐(다목적댐) 39.6%·평림댐(용수댐) 33.1%의 저수율을 나타내고 있다.
일부 생활용수 저수지의 경우 저수율이 10% 밑으로 떨어진 곳도 있다.
이미 전남 완도와 진도 등 28개 마을에는 이미 식수원이 고갈돼 3천800가구, 7천415명이 제한 급수나 운반 급수로 불편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국가 가뭄 정보 포털에 따르면 생활용수 가뭄은 유독 광주·전남에만 나타나고 있다.
광주 전역과 전남 12개 시군이 생활용수 가뭄 5단계 중 4단계인 '경계' 단계에 올랐다.
역대 최악의 기상학적 가뭄이 용수 가뭄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기상학적 가뭄은 직전 6개월의 강수량을 기준으로 평년 강수량보다 65% 이하인 날을 가뭄이 발생한 것으로 분류한다.
이런 날이 올해 1월부터 10월 말까지 304일 중 233.6일로 집계됐다.
1973년 이 지역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최고치다.
1년을 기준으로 집계된 2017년(191.5일)과 1994년(178.9일) 1988년(158.3일)의 가뭄 일수를 이미 훌쩍 넘겼다.
가뭄의 기준이 되는 누적 강수량도 올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말까지 광주·전남 누적 강수량은 786.1㎜에 불과했다.
평년 1천304.8㎜의 60%밖에 비가 내리지 않은 셈이다.
올해 말까지 두 달간 비가 더 온다고 하더라도 지금까지 비가 가장 적게 온 1988년 833.3㎜, 1995년 843.2㎜, 1994년 892.5㎜, 2017년 921.0㎜보다 적거나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 5월 한 달 동안 광주·전남에 내린 비의 양은 고작 2.9㎜에 불과했다.
평년 5월 강수량인 118.6㎜, 작년 5월 강수량인 125㎜에 비해 턱없이 모자랐다.
이때부터 가뭄이 심화하기 시작했지만, 비가 많이 오는 여름철에도 비가 적게 내리면서 해갈되지 못했다.
여름 평균 강수량 703㎜보다 적은 412㎜가 내리는 데 그쳤다.
이 기간 중부 지방의 강수량은 891.4㎜로 평년보다 더 많은 비가 내렸다.
남부 지방에 자리 잡은 고기압의 영향으로 저기압을 동반한 정체전선이 중부지방에서 아래로 내려오지 못했다.
중부에는 물폭탄을, 남부에는 심한 가뭄을 가져온 요인으로 꼽힌다.
비구름을 동반한 태풍이 이 지역에 영향을 주지 않고 지나간 것도 국지적 가뭄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문제는 향후 3개월간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은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돼 가뭄 해갈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평년과 비슷한 비가 오더라도 이 기간 평년 강수량은 114.9㎜(11월 52.3㎜, 12월 33㎜, 1월 29.6㎜)에 불과하다.
가뭄 전망 역시 향후 3개월간 4단계인 경계 단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광주의 경우 30년 만에 제한 급수가 내년 1월께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광주·전남 각 지자체는 생활 속 물 절약을 실천하면 제한급수 없이 내년 장마 때까지 버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물 절약을 호소하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증발량이나 저수지 침투량 등을 반영하면 3월 말로 예상하는 고갈 시점은 더 당겨질 수도 있다"며 "제한급수 상황까지 가지 않길 바라지만 제한 급수가 필요한 때를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