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수년간 적자를 냈던 패션기업 신원의 내수 사업이 흑자 전환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리오프닝으로 의류 소비가 활발해진데다, 주요 브랜드의 리뉴얼 전략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입니다.

경영 승계 구도가 아직 확실하지 않은 가운데, 내수 사업을 맡고 있는 박정빈 부회장의 입지 변화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패션 OEM 업체 신원이 올해 3분기 내수 사업 영업손실을 작년보다 94.4% 줄였습니다.

지난해부터 이어온 수익성 개선 노력으로, 3년간 적자를 내던 내수부문의 연간 흑자 전환 기대감도 덩달아 커지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 변화를 파악해 컨템포러리·캐주얼 등으로 브랜드 영역을 선제적으로 확장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입니다.

올해 초부터 지이크는 해외 고급 원단을 사용해 정장을 고급화하는 동시에, 캐주얼 제품 비중을 40%까지 확대하는데 주력했습니다.

스트리트 캐주얼의 인기에 걸맞아 선보인 브랜드 마크엠은 Y2K패션 등 여성복 라인도 출시했습니다.

[정재훈 / 마크엠 롯데영플라자명동점 매니저:거리두기가 끝나고부터 한국 고객들이 많이 늘었습니다. 명동점 같은 경우는 외국인 여행객들이 많이 오는 상권으로, 코로나 이후 매출 상승세가 더욱 높았습니다. 스트리트 브랜드가 점점 대중화되면서, (20대뿐 아니라) 30대 고객층도 많이 늘었습니다.]

주목할 점은 적자 사업부였던 국내 패션부문의 약진으로 승계 구도에 변화가 생길지 여부입니다.

신원은 창업주 박성철 회장의 두 아들이 각각 내수와 수출부문을 나눠서 경영하고 있습니다.

삼남인 박정주 대표가 맡은 수출 부문은 미국 월마트, 타겟 등에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ODM(제조업자개발생산) 방식으로 의류를 납품하며, 회사 전체 매출의 80%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회사를 이끄는 주력 사업으로 통했는데, 올해 3분기 들어 미국 내 의류 소비가 침체되면서 수주량이 줄며 성장세가 꺾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차남이 담당한 내수부문이 효과적인 리뉴얼 전략을 통해 성장폭을 키운 것입니다.

그룹 안팎에서 승계구도가 아직 미정인 가운데, 차남인 박 부회장의 지배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한편, 신원의 최대주주는 박성철 회장의 가족회사 티앤엠커뮤니케이션즈(25.90%)로, 지난해 말 기준 차남인 박 부회장과 삼남인 박 대표는 각각 20.03%, 12.73%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예원입니다.
신원, 내수 흑자 기틀 마련…후계자 경쟁 재점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