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형태로 보존돼…한성백제박물관, '널무덤' 발굴현장 공개
석촌동 한성백제 왕가 묘지서 中청자 계수호 발굴(종합)
백제가 지금의 서울 강남 일대 한성(漢城)에 도읍하던 시절 왕가의 무덤인 송파구 석촌동 고분군에서 중국에서 들여온 청자 주전자인 계수호가 발굴됐다.

이는 백제가 동시대 중국과 밀접하게 교류했음을 보여주는 유물로 평가된다.

2015년부터 석촌동 고분군을 발굴해온 한성백제박물관은 석촌동 고분군 8호 적석묘(돌무지무덤) 아래에서 올해 발견된 12호 널무덤에서 중국제 흑유계수호(黑釉鷄首壺)가 나왔다고 15일 밝혔다.

흑유계수호는 검은 유약을 입힌 닭 머리 모양의 주둥이가 있는 항아리를 말한다.

이번에 발굴된 계수호는 온전한 형태로 보존돼 있었다.

석촌고분에서 깨진 부분이 없는 완형의 계수호가 나온 것은 처음이라고 박물관은 전했다.

박물관 관계자는 "당시 백제 지배계층이 중국과 교류했던 사실을 보여주는 유물"이라며 "백제 지배층의 장례문화와 묘제를 파악할 수 있는 귀중한 사료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흑유계수호가 나온 널무덤은 무리 지어진 형태로 발견됐다.

석촌동 한성백제 왕가 묘지서 中청자 계수호 발굴(종합)
무덤에서는 흑유계수호 외에도 유리구슬 목걸이와 금귀걸이도 나왔다.

발굴된 유물로 미뤄 무덤 주인은 유리구슬 목걸이와 금귀걸이로 치장하고 당시 중국에서 수입된 청자를 소유할 수 있었던 백제 왕실 소속 지배계층으로 추정된다.

한성백제박물관은 이날 발굴조사 현장에서 공개 설명회를 열고 올해 석촌고분에서 발견된 8기의 널무덤과 유물을 시민에게 공개했다.

12호 널무덤에서 발견된 금귀걸이와 유리구슬 등의 발굴 과정이 소개됐지만, 흑유계수호는 전시 중이라 현장에서 공개되지 않았다.

흑유계수호는 내년 1월 29일까지 진행되는 한성백제박물관 개관 10주년 특별전시회에서 만나볼 수 있다.

유병하 한성백제박물관 관장은 "향후 발굴조사 성과를 체계적으로 조사·연구해 백제 한성 왕릉지구의 세계 유산적 가치를 시민들과 공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