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의 모험가'가 구리에 그린 40년전 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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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라우션버그…용산 타데우스로팍 전시
칠레 구리광산에서 탄생한 작품
종이가 아닌 구리를 캔버스 삼아
흑백 사진 얹고 약품 들이부어
"이미지가 구리를 베어 문 것 같아"
60여 년간 변신한 혁신의 아이콘
캔버스에 오려 붙이고 물감 덧칠
'콤바인 페인팅' 기법 만들어
美 첫 베네치아비엔날레 황금사자상
칠레 구리광산에서 탄생한 작품
종이가 아닌 구리를 캔버스 삼아
흑백 사진 얹고 약품 들이부어
"이미지가 구리를 베어 문 것 같아"
60여 년간 변신한 혁신의 아이콘
캔버스에 오려 붙이고 물감 덧칠
'콤바인 페인팅' 기법 만들어
美 첫 베네치아비엔날레 황금사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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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이자 모험가’로 불리는 라우션버그의 1980년대 대표 작품 ‘코퍼헤드’ 연작 12점이 서울 용산 타데우스로팍갤러리에 걸렸다. 중년의 라우션버그가 칠레를 여행하다 구리 광산에서 전수한 기법으로 시도한 작품들이다.
60년간 멈추지 않은 예술혼
라우션버그는 실험을 멈추지 않았던 작가다. 한 작가의 작품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방대한 작품을 남겼다. 시대에 따라 방식은 변했지만 철학은 하나였다. ‘사회와 예술, 세계와 문화, 현실과 대중을 연결한다’는 것. 그는 “예술과 삶은 연결돼 있다”고 자주 말했다.ADVERTISEMENT
1960년대엔 인종문제와 베트남전, 달 착륙 등 보도 이미지들을 조합해 ‘이게 우리가 알아야 할 현실’임을 강조했다. 거리에서 보는 표지판과 소방차, 자신이 쓰던 이불도 작품 재료로 썼다. 음악과 기술을 결합한 미디어아트 작품도 다수 남겼다. 스스로 ‘거리에서 얻은 선물들’이라며 익숙한 재료로 새로운 예술을 부지런히 창조했다.
칠레 구리광산서 탄생한 ‘코퍼헤드’
금속은 라우션버그의 후기 예술세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료다. 1980년대부터 10여 년간 구리, 황동, 알루미늄, 청동 등을 사용해 수많은 작품을 남겼다. 종이에 이미지를 올려 특수용액으로 찍어내는 판화 기법, 멀티미디어와 금속을 결합한 작업 등이다. 그가 ‘해외문화 교류 프로젝트’를 기획하지 않았다면 나올 수 없었던 작품들이다.ADVERTISEMENT
이 프로젝트 중 기념비적 작품으로 남은 게 ‘코퍼헤드’ 시리즈다. 1984년 칠레에 머물던 그는 구리광산과 주조공장을 방문해 약품 활용법과 변색 기법 등을 전수했다. 구리판에 이미지를 입히고 그 위에 회화적 기법으로 마무리한 12점의 ‘코퍼헤드 바이트’에는 동물과 건축물, 표지판 등 칠레 여행 때 촬영한 흑백사진 이미지들이 포함됐다.
약품을 들고 구리판 위에 흩뿌린 장면들은 섬세한 붓놀림을 연상케 한다. 그는 “작품의 이미지들이 구리를 베어 문 자국인 셈”이라고 했다. 이 작품들은 이후 여러 금속 작품을 낳았다. 전시는 12월 23일까지.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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