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각 그랜저'가 돌아왔다고 하던데 잘 모르겠네요. 전체적으로 보면 그렇게 각지진 않았어요."

지난 1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현대차 '디 올 뉴 그랜저 익스클루시브 프리뷰'에서 신형 그랜저를 직접 본 직장인 서모 씨(33)는 이같이 말했다. 이날 일반 대중에 선보인 7세대 디 올 뉴 그랜저는 '각 그랜저'란 별칭으로 익숙한 1세대 그랜저를 오마주(경의의 표시로 대상의 일부를 인용하는 행위)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됐다.
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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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 갸우뚱 "각 그랜저 느낌 많이 없는데…"

실제로 신차 디자인을 접한 소비자들 의견은 다소 엇갈렸다. 특히 외형 디자인이 각 그랜저를 연상시킬 정도는 아니란 반응이 대다수였다.

현대차가 35년 전 출시한 1세대 그랜저는 직선을 강조한 디자인으로 각이 살아 있다고 해서 ‘각 그랜저'로 불렸다. 당시 고급차의 상징으로 이른바 '회장님 차' 또는 '성공한 아빠 차'라는 수식어가 따라붙기도 했다.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도 전시된 7세대 그랜저는 평평하게 쭉 뻗은 보닛 라인과 각진 듯 이어지는 라인이 직선에 중심을 둔 것으로 볼 수 있었다. 다만 소비자들이 곧바로 떠올리는 각 그랜저 디자인보다는 몇 가지 요소를 디자인에 녹여낸 '뉴트로'(신복고) 느낌이 강했다.
1세대 그랜저를 오마주한 포인트로 알려진 7세대 '디 올 뉴 그랜저'의 스티어링휠. / 사진=뉴스1
1세대 그랜저를 오마주한 포인트로 알려진 7세대 '디 올 뉴 그랜저'의 스티어링휠. / 사진=뉴스1
현대차 측은 앞서 신형 그랜저에 대해 "7세대 그랜저의 전체적 분위기는 1세대 전통 디자인을 계승하면서도 프레임리스 도어, LED(발광다이오드) 헤드램프 등 최신 트렌드 요소를 더해 현대적인 느낌도 살렸다. 1세대 그랜저의 향수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모델이 될 것"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하지만 프리뷰 행사에 참여한 일부 사전예약자들은 "각 그랜저 느낌은 안 난다"는 반응을 보였다. 직장인 이모 씨(30)는 "각 그랜저를 오마주했다고 해서 외형도 각지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둥글다"며 "핸들(스티어링휠)이 1세대 그랜저와 닮았다고 하는데 외관상으로 어떤 부분이 각 그랜저와 닮았다는 건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신차 디자인 공개 당시 온라인에서도 "핸들 말고는 각 그랜저와 엮기에 디자인이 너무 다르다", "전면부가 전기면도기 생김새와 닮았다" 등의 반응이 쏟아지기도 했다.
지난 14일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 전시된 '디 올 뉴 그랜저'의 전면부 모습. / 사진=뉴스1
지난 14일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 전시된 '디 올 뉴 그랜저'의 전면부 모습. / 사진=뉴스1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외형 자체가 각 그랜저를 연상시키도록 디자인됐다기보다 실내 스티어링휠에 각 그랜저 특유의 향수를 담았다. 전체 디자인을 '뉴트로'와 '품격'에 초점을 맞춰 직선과 곡선의 조화를 보여주려는 것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송지현 현대차 내장디자인1팀장은 "1980년대 선보였던 그랜저의 디자인을 보다 입체적인 비주얼로 재해석하면서 공간의 안락함을 더한 디자인"이라고 부연했다.

1세대 그랜저의 몇몇 포인트를 오마주한 것인데, 소비자들에겐 '1세대 그랜저=각 그랜저'라는 인식이 워낙 강렬한 탓에 전반적 외형이 각 그랜저와 유사할 것이란 기대를 불러모은 것이란 얘기다.

고급 세단 이미지…"제네시스 대체품으로 충분"

신형 그랜저는 종전 그랜저 모델들보다 고급 세단 느낌이 한층 강해지고 GT 모델 같은 세련된 이미지를 풍긴다는 평도 많았다.

전시 차량을 둘러본 사람들은 전면부의 호라이즌 라이트, 주간주행등(DRL)의 고급스러운 이미지에 대해 호평을 내놓았다. 이상엽 현대차 디자이너는 "전면부는 미래지향적 디자인을 강조하고자 끊김 없이 연결된 수평형 LED 램프로 배치했다. 주행 상황에 맞춰 변화하는 인터랙션 라이팅과 함께 그랜저만의 프리미엄 분위기를 연출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1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진행된 '그랜저 익스클루시브 프리뷰 행사'. /김세린 기자
1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진행된 '그랜저 익스클루시브 프리뷰 행사'. /김세린 기자
현장을 찾은 사전예약 고객들은 범퍼 하단이 앞쪽으로 돌출해 차체가 더 크고 날렵하게 보이고 프레임리스 창문을 채택한 점을 고급 세단 이미지를 주는 요인으로 꼽았다.

직장인 고모 씨(58)는 "'성공한 아빠 차'를 상징하는 그랜저답게 묵직하고 클래식한 느낌이 나서 좋다"며 "기존 그랜저 모델보다 세련되고 차체도 커져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주부 김모 씨(57)도 "가격에 비해 디자인이 잘 빠진 것 같다. 실물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예쁘다"고 평가했다.

일부 고객들은 7세대 그랜저가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를 대체할 수 있는 세단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제네시스를 사기엔 부담스럽다는 직장인 김모 씨(30)는 "전반적으로 제네시스와 비교하게 되는데, 가격대를 감안하면 이 차가 충분히 차체도 크고 세련된 이미지"라면서 "디자인과 가격 측면에서 제네시스 세단을 대체할 만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차량'으로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이번 신차의 시작 가격은 △가솔린 3716만원 △하이브리드 4376만원 △LPG 3863만원으로 파워트레인은 △2.5L GDI 가솔린 △3.5L GDI 가솔린 △1.6L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3.5L LPG 등의 엔진 라인업으로 구성됐다.

고양=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영상=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