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기술주 반등에도 강세 지속할지 의구심 여전

올해 들어 미국 빅테크(거대 기술기업) 주가의 급락세가 이어지면서 뉴욕 증권시장 대표 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에서 빅테크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0년 이래 최소로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빅테크 주가가 지난주 예상보다 낮은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힘입어 급반등했지만, 이 같은 강세가 지속할지는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모회사 알파벳, 아마존,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 플랫폼 등 주요 빅테크 5개 사의 시가총액은 올해 들어 매출 성장 둔화와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3조달러(약 3천938조원) 이상 감소했다.

블룸버그 집계 결과 이들의 주가 하락이 S&P500 지수 올해 하락 폭의 절반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됐으며, S&P 500지수에서의 비중도 2020년 9월 24% 이상에서 현재 2020년 이후 가장 작은 약 19%로 쪼그라들었다.

이에 비해 엑손모빌, 웰스파고 등 유가 상승과 금리 인상의 수혜 업종인 에너지, 은행 등 전통적인 산업 분야의 비중은 커졌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대확산) 이후 기술주 강세 시기에 S&P 500 지수에 투자했던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기술주 투자 비중이 축소됐음을 뜻하는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게다가 이들 투자자는 향후 기술주가 반등해도 수혜가 상대적으로 적어지게 된다.

시장조사업체 보스턴 파트너스의 마이클 멀래니 이사는 "일반 투자자는 이것의 의미를 모른다"면서 "이런 흐름은 올해뿐 아니라 내년 또는 그보다 더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10일 발표된 10월 미국 CPI에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예상보다 둔화한 것으로 나타나자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조만간 중단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퍼졌다.

이에 따라 나스닥 100지수가 10일과 11일 이틀간 9.4%나 급등,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이틀 상승 폭으로 최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많은 투자자는 기술주 반등이 앞으로 지속될지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헤지펀드 스토우프캐피털의 창업자 줄리엔 스토우프는 "장기 약세장의 전형적인 모습"이라며 "(약세장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우선 나스닥지수는 올해 들어 약 28% 급락, 16% 내린 S&P500 지수보다 큰 낙폭을 보였다.

또 개별 종목 중 온라인 중고차 거래업체 카바나의 경우 지난 10일 32%나 반등했음에도 시총이 작년 고점 대비 5% 수준에 그칠 정도로 팬데믹 기간 급등했던 기술주들은 여전히 큰 폭으로 떨어져 있는 상태다.

또 이 같은 주가 급락에도 최근 채권 금리와 비교하면 기술주는 여전히 싸게 보이지 않는다고 투자관리회사 T.로 프라이스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데이비드 아이스워트는 지적했다.

네드 데이비스 연구소는 가치주 투자 비중을 높였으며,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빅테크 주가가 비용 압력의 지속으로 향후 몇 년간 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기준금리 인상이 내년에 종료되더라도 일부 빅테크들은 경기침체의 영향에 대비하고 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은 올해 연말 쇼핑 시즌 경기 하락을 경고했고, 메타는 디지털 광고시장 둔화 속에 비용 절감을 위해 1만1천 명을 감원했으며, MS도 감원에 착수했다.

리버프런트 인베스트먼트그룹의 글로벌 주식투자 책임자 애덤 그로스먼은 WSJ에 빅테크는 단기적으로 추가 손실을 견뎌내야 하지만 여전히 투자가치가 있어 보인다면서도 당장 매수를 추천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뉴욕증시 S&P500 지수서 빅테크 비중 2020년 이후 최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