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매체 "미국·대만 도발 안 하면 중국은 평화적 통일 꾀할 것"
中 전문가들 "대만과 빨리 통일 원하지만, 정해진 시간표 없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14일 첫 대면 정상회담에서 대만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인 가운데 중국의 대만 침공에 정해진 시간표는 없다고 중국 전문가들이 주장했다.

미국에서는 중국이 이르면 올해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지만, 미국과 대만이 도발만 하지 않으면 중국은 평화적으로 통일을 꾀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전문가들을 인용해 "중국은 인민해방군을 대만해협 너머로 보내기 위해 서두르지 않는다"며 "무력 사용 시 엄청난 대가가 따를 것이기 때문에 중국은 여전히 평화 통일을 선호한다"고 전했다.

샤먼대학 대만연구원의 장원성 부원장은 중국이 대만을 장악하기 위한 군사적 역량을 준비할 필요는 있지만, 그것이 군사력을 즉시 사용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인민해방군은 2024년 혹은 2027년까지 대만을 무력으로 침공하고 통일할 능력이 있지만, 자발적으로 움직이기보다는 미국과 대만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나 대만이 감히 도발한다면 그러한 관측(침공)은 현실이 될 것"이라며 예를 들어 2024년 선거에서 대만이 독립을 추구한다면 중국의 무력 사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무력 사용에 매우 신중하다"며 "그러나 일단 전쟁이 시작하면 우리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이를 수행할 것이며 미국은 이와 관련해 어떠한 환상도 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젠 국가대만학회 회원은 "우리의 최우선 과제는 발전을 통한 중화민족의 부흥"이라며 "대만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대만 해협의 안정은 우리의 발전을 위한 좋은 환경을 조성할 수 있고 그것은 여전히 우리의 최선의 선택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대만 문제 해결에 대한 시간표가 없지만, 미국이 중국을 억지하고 고립시키려 대만 카드를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시간표를 세우지 않았음에도 미국이 그러한 상황을 조성하고 있다"며 인민해방군은 대만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역량이 있지만, 전쟁은 미국의 도발과 강압에 의해서만 촉발된다고 말했다.

또한 무력 사용은 역량의 문제가 아니라 비용의 문제라며 "인명과 재산의 엄청난 대가를 수반할 무력에 의한 대만 문제 해결은 당이 최우선시하는 발전 목표에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1949년 내전으로 떨어져 나간 대만을 분리할 수 없는 자국 영토의 일부로 간주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대만에 대한 무력사용 포기를 절대 약속하지 않을 것이며 대만 통일이 반드시 실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지도자가 공식적으로 대만 문제 해결을 처음 언급한 것은 1998년이라고 SCMP는 전했다.

당시 중국 최고 지도자 덩샤오핑이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에게 "대만 문제는 영원히 미룰 수 없으며 시간표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때 처음으로 '시간표'가 언급되면서 중국 당국이 대만 통일에 대한 나름의 시간표를 마련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한동안은 중국이 대만 통일을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의 일환으로 접근한다고 여겨 신중국 건국 100주년인 2049년까지 통일을 추구할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당 대회 이후 "중국이 기존 예상보다 훨씬 더 빠른 시간표로 대만을 장악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또 마이클 길데이 미 해군참모총장도 당 대회 직후 중국이 이르면 올해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워싱턴 주재 중국대사관의 서열 3위 징취안은 지난 9일 "대만 이슈와 관련해 소위 시간표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부인했다.

그는 "혹자는 5년, 10년, 2035년, 2049년을 얘기하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가능한 한 빨리 통일을 원하지만 어떠한 시간표도 없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 자문 싱크탱크인 상하이연구원의 위신톈 원장은 시간표에 맞추려고 서두르면 역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제 정세는 언제라도 변화할 수 있고 우리는 여전히 많은 예측불가능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그러한 요인에 근거해 명확한 목표를 세우는 것은 불가능하고 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민해방군은 시간표를 세우는 것보다는 여러 다른 시나리오에 대처할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