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20일 80번째 생일을 맞는다.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예상보다 선전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2024년 대선 재출마 전망도 밝아진 분위기로 팔순을 맞게 됐다.
76세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로 출마할 경우 차기 대선이 미국 역사상 가장 나이가 많은 후보 간 대결이 될 가능성도 커지게 됐다.
로이터 통신은 10일(현지시간) 전국의 민주당원 468명과 공화당원 342명 등 1천3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표본오차 ±4%) 결과 3분의 2가 대통령, 의회 의원, 대법관 등 연방 공직자의 연령 제한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응답자의 86%는 대통령 출마 연령을 75세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고 답했다.
고령 대통령으로 꼽히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임기를 마칠 때 77세였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재선될 경우 86세에 두 번째 임기를 마치게 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임기를 마칠 때 82세가 된다.
미국도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정치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활동 연령이 높아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미국에서 65세 이상 인구는 2018년 5천200만 명에서 2060년에는 9천500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조회국에 따르면 2026년에는 65세 이상 남자 4명 중 1명이 일을 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퓨리서치에 따르면 현 의회는 역사상 의원들의 나이가 가장 많은 의회 중 하나다.
하원의원 절반 이상과 상원의원 3분의 2가 '베이비 붐 세대'(1946~1964년생)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82세이고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80세다.
그러나 고령 대통령에 대한 유권자들의 우려는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응답자의 71%는 바이든 대통령이 '정신적으로 날카롭고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답했으나, 46%는 2024년 재선 도전은 어려울 수 있다고 답했다.
공화당원 26%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나이 때문에 대선 도전이 어려울 수 있다고 답했다.
정치적 성향과 관계없이 응답자의 68%는 바이든 대통령이 2년 후 대선 도전에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고 답했고 49%는 트럼프 전 대통령도 마찬가지라고 답했다.
공화당 측은 바이든 대통령이 생방송에서 가끔 말실수하거나 원고에서 벗어나는 발언을 하는 것을 그가 대통령직을 수행하기에 나이가 너무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공격한다.
그러나 앤드루 베이츠 백악관 언론담당 부보좌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에 관한 질문에 "바이든 대통령은 전례 없는 일자리 창출, 대기업 세금 징수, 메디케어를 통한 약값 인하, 30년 내 가장 중요한 총기 개혁, 1950년대 이후 최대 인프라 투자 등을 이뤄냈다"며 "계속 지켜보자"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 지지자 중에서도 그의 재선 도전에 대해 엇갈린 의견이 나온다.
일리노이주에 사는 폴 크렌크는 "바이든 대통령이 훌륭하게 대통령직을 수행하고 있다"면서도 "80대 중반인 사람이 어느 자리보다 업무과 과중한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뉴욕시에 사는 캐서린 스팀슨(86)은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에 관한 풍자나 조롱은 노인 차별"이라며 "나이가 아니라 그 사람을 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스탠퍼드대 장수센터 데버러 카도 공동소장은 "다른 사회에서 어르신들에게 지혜와 지도를 구하는 것은 그들이 그런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고, 이는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된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임무를 수행할 수 없다는 어떤 징후도 발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