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급분류 위원 늘리고 전문가 영입…일부 심의 논란엔 "문제없다" 주장
'전산망 구축비리 의혹'에 말 아끼며 "감사원 감사 성실히 임하겠다"
게임위, 잇단 논란에 "등급회의록 공개…연내 게이머간담회"
불공정 심의 논란과 회의록 비공개 등으로 비판을 받아온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앞으로 등급 분류 회의록을 선제적으로 공개하고 게이머들과 수시로 직접 소통하겠다고 약속했다.

김규철 게임위원장을 비롯한 게임위 간부들은 10일 서울 서대문구 수도권사무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개선책을 내놨다.

게임위는 우선 분기별로 '게임이용자와 대화'를 정례화하고, 올해 안에 '게임이용자 소통 간담회'를 열기로 했다.

특히 등급분류 투명성을 강화하고자 의사 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한다.

지금은 정보공개 청구가 있을 때만 회의록 공개를 검토했지만, 내년부터는 선제적으로 등급분류·직권등급재분류·분과위원회 회의록 모두를 게임위 홈페이지에 공개한다고 게임위는 밝혔다.

게임물 심의와 모니터링을 담당하는 직원·위원의 전문성도 강화한다.

위원 3명으로 운영되는 직권등급재분류 분과위원회 위원을 5명으로 늘리고, 외부 게임 전문가 2명도 추가 영입한다.

게임위 관계자는 "모니터링단 채용 시 게임학과 졸업자, 게임업계 경력을 우대해 전문 인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내부 직원 교육도 강화해 위원회 내 전문가 양성에 노력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진석 경영기획본부장은 "내년 3월 게임위원 5명의 임기가 만료되는데 게임 경력이 있는 인물 위주로 선임되게 하겠다"고 했다.

게임위, 잇단 논란에 "등급회의록 공개…연내 게이머간담회"
다만 게임위는 가장 큰 반발을 산 '블루 아카이브'와 '바다신2' 심의에 대해서는 "문제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러면서 게임위는 블루 아카이브 플레이 영상을 직접 취재진에게 보여주고 등급분류 상향 근거를 설명했다.

게임위 실무자는 "제작사는 게임물 등급분류 신청 시 '성적 행위', '외설적·성적인 주제 표현', '노출 또는 자극적인 의상에 관한 내용'이 게임물에 포함돼있지 않다고 응답해 15세 이용가로 등급분류를 받았다"면서 "그러나 모니터링 결과 여성 캐릭터의 주요 부위에 대한 신체 노출과 성행위를 암시하는 음성이 포함돼 있음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문제가 된 장면은 수영복 입은 여성 캐릭터의 하반신에 문어가 달라붙은 상황, 내기에 진 상대방에게 목줄을 채우고 엎드리라고 이야기하는 내용이었다.

박동범 직권재분류팀장은 넥슨 측이 자체등급 분류 시 이런 내용이 포함된 콘텐츠를 12세∼15세로 신고했다며 "개발자들에 대한 신뢰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바다이야기'와 유사성 논란이 불거진 '바다신2'에 대해서는 "콘셉트, 그래픽은 유사하지만, 이용자 능력에 의해 결과가 결정되고 시간당 투입 금액을 제한하는 등 게임산업법을 준수했다"며 전체이용가 분류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바다신2를 비롯한 일부 아케이드 게임이 기존 게임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위원회가 저작권을 판단하는 기관은 아니지만, 침해 사실이 명확히 확인되면 등급 분류를 취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규철 위원장은 "게임위가 자의적으로 게임을 해석해 심의한다는 비판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게임위, 잇단 논란에 "등급회의록 공개…연내 게이머간담회"
게임위 측은 감사원이 감사에 착수한 전산망 구축 비리 의혹에 대해 "관련 법률과 절차에 따라 성실히 감사를 받겠다"며 말을 아꼈다.

이상현 게임물관리본부장은 "감사·수사 결과 업무상 큰 과오나 형사적 책임이 발견된다면 100% 책임질 것이고, 직원 비위가 있다면 중징계와 형사처벌을 받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게임위 관계자는 국가기록원이 게임위에 회의록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며 경고성 공문을 보낸 데 대해 "국가기록원은 우리 위원회가 실시하는 모든 회의에 대한 회의록 작성을 요구하는 것 같다.

하지만 법률을 검토해보니 위원회 회의란 위원이 참석해야 하는 회의로, 이와 관련해 소명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