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트럼프 공화 인사들 약진…폴리티코 "親트럼프 후보군 저조한 성적, 트럼프 당내 입지 타격"
[美중간선거] "'지지후보 고전' 트럼프 우울한밤, '뜻밖 선전' 바이든 좋은밤"
이번 중간선거 결과를 교두보로 2024년 대선 재출마를 노리던 도널드 트럼프(75) 전 대통령이 자신이 적극 지지하던 후보들이 대거 기대에 미달하는 성적을 거두면서 타격을 입게 됐다는 진단이 나왔다.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8일(현지시간) 실시된 미국 중간선거 초반 개표 결과 공화당이 하원을 탈환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당초 기대됐던 공화당의 압승은 없을 것으로 보이는 반면, 민주당은 커다란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됐다고 촌평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했던 공화당 후보들의 경우 당내 다른 후보들에 비해 저조한 성적을 거두며 오히려 당에 부담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우울한 밤'이 됐다고 짚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중간선거를 계기로 공화당내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고 공화당의 승리를 발판 삼아 2024년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야망을 공공연히 드러내 왔다.

공화당 유권자 중 극우 성향의 지지자 상당수가 자신을 따른다는 점을 십분 활용해 중간선거 국면에서 전면 등판한 그는 이번 중간선거에서 상·하원 모두 공화당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자 그 여세를 몰아 오는 15일 '중대 발표'를 하겠다고 예고했다.

사실상 2024년 대선 재도전을 공식화한 셈이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내에서 여전히 유력한 인사이고, 그가 실제로 출마할 경우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가장 높지만, 이번 중간선거로 그의 당내 입지는 훨씬 약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매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등에 업은 후보들이 일반 공화당 후보들에 비해 훨씬 고전했다면서, 그의 개입이 없었다면 공화당이 오히려 더 좋은 성적표를 받았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가령, 상원 다수당을 결정할 경합주 중 한 곳인 조지아주에서 트럼프가 적극 민 허셜 워커 공화당 후보는 라파엘 워녹 현 민주당 상원의원과 초접전 끝에 박빙으로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양쪽 모두 과반 득표에 실패하면서 조지아주는 내달 다시 결선투표를 치러 최종 승자를 가리게 된다.

조지아 주지사 선거에서는 공화당 소속 브라이언 켐프 현 주지사가 민주당 후보를 여유 있게 제치고 재선을 확정 지었다.

같은 지역이지만, 상원 투표와 주지사 투표의 표심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인 것이다.

그러나 켐프 주지사는 2020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재검표 요구를 거부하며 트럼프에 반기를 든 인물이다.

뉴햄프셔 상원 선거에서도 지난 대선이 사기라는 트럼프의 주장을 지지한 공화당의 돈 볼덕 후보가 큰 표차로 고배를 마셨다.

반면, 같은 지역 주지사 선거에서는 공화당 소속이지만 트럼프의 대선 사기 주장을 '미친 소리'라고 일축한 크리스 스누누 주지사는 재선에 성공했다.

개표가 아직 절반밖에 이뤄지지 않았지만 애리조나 주지사 선거에서도 부정 선거설을 주장하는 공화당 캐리 레이크 후보가 당초 여론조사와는 달리 민주당 케이티 홉스 후보에 끌려가고 있다.

공화당 진영의 정치 분석가인 척 코플린은 당초 대선 불복 압박을 거부하며 트럼프와 갈라선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이 지지했던 후보가 공화당 후보로 나섰다면 공화당이 손쉬운 승리를 챙겼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美중간선거] "'지지후보 고전' 트럼프 우울한밤, '뜻밖 선전' 바이든 좋은밤"
친트럼프 후보가 줄줄이 죽을 쑨 것과는 대조적으로 2024년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력한 대항마로 꼽히는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20%포인트 차의 압승을 거두며 일찌감치 재선을 확정지었다.

트럼프로서는 결코 달갑지 않은 결과인 셈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당시 플로리다에서 승리하긴 했지만, 3%포인트가 조금 넘는 우위를 보인 바 있다.

한편, 폴리티코는 초반 개표 결과 민주당이 예상보다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좋은 밤'이 됐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