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만 소방관을 희생양 삼는 것…진짜 책임자 밝혀야"
[이태원 참사] 소방노조 "꼬리자르기 수사 중단하라" 반발 확산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이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된 데 대해 일선 소방관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이하 소방노조)는 9일 성명서를 내고 "이번 참사에 떳떳한 소방관은 없지만, 일선 지휘관 책임을 묻는 것은 소방관 7만명 전체를 희생양으로 삼는 것과 같다"며 "꼬리자르기 수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비판했다.

소방노조는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은 직접 순찰하지 않아도 될 위치에 있었지만, 지난 10월 29일 이태원 안전센터 인근에서 예방 순찰을 할 만큼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었다"고 밝혔다.

소방노조는 "그는 참사가 발생하자 즉시 현장으로 달려갔고, 떨림을 뒤로한 채 누구보다 책임감 있게 일선 지휘관의 역할을 다했다.

용산소방서가 가용할 수 있는 인력과 장비를 모두 투입했고, 마지막까지 참사 현장을 떠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소방노조는 "서울시장도, 용산구청장도, 용산경찰서장도 없던 참사 현장에서 구조·구급 업무 외에 인파와 교통관리 업무까지 하며 참사 예방과 수습을 위해 고군분투했는데, 이런 일련의 일들이 업무상 과실치사상죄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경찰청 특별수사본부 수사를 보면서 꼬리자르기, 구색 맞추기, 짜맞추기, 희생양 찾기 수사라는 우려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며 '꼬리자르기 수사 즉각 중단, 진짜 책임자 규명, 참사 원인 규명'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서울소방지부도 전날 성명에서 "행안부와 경찰 지휘부는 빠진 채 실무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에 분노한다"며 "지휘 책임자에게 면죄부를 주는 꼬리자르기식 희생양을 만든다면 강력히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일 소방청 119대응국장은 이날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용산소방서장은 현장에서 200m 거리에 있는 이태원 파출소(119안전센터)에서 대기하고 있어 출동할 때 인지하고 지휘뿐만 아니라 관리, 상황 파악 등에 직접적, 적극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