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식량생산 직결된다' 인식…국제사회 협력에도 적극적
북, COP27 참석 후 '녹색건축' 조명…"에너지 과소비로 온난화"
북한이 9일 모든 주민이 읽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녹색건축'의 현주소를 상세히 소개했다.

지난 7일(현지시간)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열린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7)에 마동희 이집트 주재 북한 대사가 참석한 데 이어 북한의 환경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는 사례로 보인다.

신문은 이날 '국제적인 관심을 모으는 녹색건축' 제하 기사에서 "지구의 귀중한 자원을 절약하고 생태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녹색건축물들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날로 높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오늘날 에너지 총생산량의 적지 않은 몫이 건물의 건설과 사용, 유지 보수에 들어간다고 한다"며 "특히 건설 과정보다 사용 과정에 에너지 소비가 더 많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대한 에너지 소비는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 방출을 가져오며 이것은 지구 온난화를 초래하는 중요한 원인"이라며 "하지만 녹색건축물을 많이 세우면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화석 에너지 대신 태양열·풍력 등으로 건물을 운영하거나 빗물과 오수를 정화해 재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바늘잎나무 섬유를 활용한 목섬유판을 지붕 보온재나 바닥재로 쓰면 천연 단열 효과를 내며 해충과 미생물 피해도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오염물질을 흡수하는 벽돌과 빛을 발산하는 시멘트 등을 열거하며 "이런 건축재료들은 건설 방식을 변화시킬뿐 아니라 변덕스러운 기후 속에서 건물의 견고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북한은 기후변화가 식량 생산을 비롯해 자연재해 대응과 직결되는 만큼 평소 큰 관심을 보여왔다.

2016년 신축한 과학기술전당의 냉난방과 조명을 태양열·지열로 가동하는 등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상징적인 건물을 지을 때마다 녹색건축 기술을 적극 활용했다.

지난 9월에는 '녹색건축 부문 과학기술 발표회 및 학술 토론회'를 열어 아이디어를 모으기도 했다.

국제사회와 협력에도 나름 적극적이다.

2019년 9월 유엔총회 기간 열린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 대표단을 파견해 협력 의지를 밝혔고, 그해 말 유엔 산하 녹색기후기금(GCF)은 북한의 기후변화 대응을 돕기 위해 72만2천100달러 규모의 능력배양사업(Readiness)을 승인했다.

2020년에는 오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6.4%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대외에 공개했는데, 사실상 외교안보적 고립을 자처한 북한이 이처럼 대외적으로 활발하게 참여하는 분야는 기후변화 대응이다.

북, COP27 참석 후 '녹색건축' 조명…"에너지 과소비로 온난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