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학생·교사들도 트라우마…상담문의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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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한 시기에 코로나 3년 겪으며 정서적으로 더 취약"
이태원 참사 이후 사회 전반의 트라우마 극복을 위한 노력이 계속되는 가운데 특히 예민한 시기인 10대 청소년, 학생들의 심리 안정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교육 당국에 따르면 교육부가 학생들의 심리 지원을 위해 각 학교에 설치한 위(Wee) 클래스를 통해 트라우마 등을 호소하며 상담사와 상담을 요청하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참사 이후 서울 지역 1개 학교는 교육부가 지정한 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 전문의에게 심리 안정화 교육을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사상자가 발생한 학교는 아니지만, 참사 인근 지역에 위치해 학생들의 심리적 동요가 크다는 이유에서였다.
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의 방문 교육 결과 해당 학교 학생 3명의 심리가 특히 불안정한 것으로 파악돼 전문의와 상담을 진행했다.
교사 중에는 전문의의 심층 지원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판단돼 외부 병·의원과 연계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사망자가 발생한 학교에서 지난 4일까지 교사 4명이 외부 정신건강 전문의와 연계됐다.
학교 내 위클래스에 배치된 전문 상담사만으로는 심리 지원이 한계가 있다고 판단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서울 한복판에서 일어난 참사인데다 10대 사상자들이 포함되면서 감수성이 예민한 학생 연령층이 충격을 받기 쉽다고 지적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발하게 이용하는 10대 학생들의 특성상 SNS로 당시 사고 상황을 간접 경험한 것도 영향이 클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참사 당시 현장에 있던 학생들 가운데에는 부정적인 시선 등을 우려해 이를 주변에 알리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당시 현장에 갔다 왔다는 고등학생 A군은 연합뉴스와의 메신저 인터뷰에서 "부모님이나 학교에는 이태원에 다녀온 사실을 아직 털어놓지 못했다"며 "부상이 심하지 않고 지금은 완치가 됐기 때문에 더는 일을 키우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학교와 정부에 신고해서 상담을 받거나, 아니면 자체적으로도 심리 상담을 받을 계획이 없냐는 질문에는 선뜻 답하지 못했다.
역시 현장에 있었다는 학생 B양은 생존자와 추모자 등이 모인 SNS 공간에서 "분향소에 갔다가 바로 옆 심리 상담을 받으려고 갔는데 뒤에서 사진을 찍어 너무 놀라고 무서웠다"며 "공개된 상담소는 두려워 못 갔고, 관할구 센터를 찾아간 후 비로소 처음으로 잠을 잘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한만수 서울교사노조 전문상담교사위원회장은 "매년 하는 학교폭력 설문조사에서 트라우마 문항을 추가한다든지 우회적인 접근 방식도 필요해 보인다"며 "코로나 3년을 겪으며 학생들이 정서적으로 아주 어려운 상황이다.
어느 때보다 예방상담과 관련한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사들의 경우 학생들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릴 수 있고, 학생들의 심리 지원을 우선시하다 정작 자신의 트라우마를 치료해야 할 적기를 놓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심민영 국립정신건강센터 국가트라우마센터장은 "어린 연령대일수록 (이번 참사와 같은) 자극을 소화할 수 있는 자원이 없기 때문에 트라우마를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직접 현장에 가지 않은 학생이더라도 가용 (상담) 자원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말수가 줄어들거나 불안해하거나 예민해 하는지 잘 살펴보고 회복을 도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사들에 관해선 "사망자가 발생한 학교 교사는 트라우마에 직접 노출된 것"이라며 "교사들도 학생뿐 아니라 자신들의 마음을 돌아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화연 서울 종로구 정신건강복지센터장은 "참사 때 겪은 트라우마에 대해 도움을 요청하지 않고 혼자 안고 간다면 우울증이나 수면장애 등 2차 문제들이 장기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며 "초반에 전문적인 도움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6일 교육 당국에 따르면 교육부가 학생들의 심리 지원을 위해 각 학교에 설치한 위(Wee) 클래스를 통해 트라우마 등을 호소하며 상담사와 상담을 요청하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참사 이후 서울 지역 1개 학교는 교육부가 지정한 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 전문의에게 심리 안정화 교육을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사상자가 발생한 학교는 아니지만, 참사 인근 지역에 위치해 학생들의 심리적 동요가 크다는 이유에서였다.
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의 방문 교육 결과 해당 학교 학생 3명의 심리가 특히 불안정한 것으로 파악돼 전문의와 상담을 진행했다.
교사 중에는 전문의의 심층 지원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판단돼 외부 병·의원과 연계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사망자가 발생한 학교에서 지난 4일까지 교사 4명이 외부 정신건강 전문의와 연계됐다.
학교 내 위클래스에 배치된 전문 상담사만으로는 심리 지원이 한계가 있다고 판단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서울 한복판에서 일어난 참사인데다 10대 사상자들이 포함되면서 감수성이 예민한 학생 연령층이 충격을 받기 쉽다고 지적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발하게 이용하는 10대 학생들의 특성상 SNS로 당시 사고 상황을 간접 경험한 것도 영향이 클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참사 당시 현장에 있던 학생들 가운데에는 부정적인 시선 등을 우려해 이를 주변에 알리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당시 현장에 갔다 왔다는 고등학생 A군은 연합뉴스와의 메신저 인터뷰에서 "부모님이나 학교에는 이태원에 다녀온 사실을 아직 털어놓지 못했다"며 "부상이 심하지 않고 지금은 완치가 됐기 때문에 더는 일을 키우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학교와 정부에 신고해서 상담을 받거나, 아니면 자체적으로도 심리 상담을 받을 계획이 없냐는 질문에는 선뜻 답하지 못했다.
역시 현장에 있었다는 학생 B양은 생존자와 추모자 등이 모인 SNS 공간에서 "분향소에 갔다가 바로 옆 심리 상담을 받으려고 갔는데 뒤에서 사진을 찍어 너무 놀라고 무서웠다"며 "공개된 상담소는 두려워 못 갔고, 관할구 센터를 찾아간 후 비로소 처음으로 잠을 잘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한만수 서울교사노조 전문상담교사위원회장은 "매년 하는 학교폭력 설문조사에서 트라우마 문항을 추가한다든지 우회적인 접근 방식도 필요해 보인다"며 "코로나 3년을 겪으며 학생들이 정서적으로 아주 어려운 상황이다.
어느 때보다 예방상담과 관련한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사들의 경우 학생들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릴 수 있고, 학생들의 심리 지원을 우선시하다 정작 자신의 트라우마를 치료해야 할 적기를 놓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심민영 국립정신건강센터 국가트라우마센터장은 "어린 연령대일수록 (이번 참사와 같은) 자극을 소화할 수 있는 자원이 없기 때문에 트라우마를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직접 현장에 가지 않은 학생이더라도 가용 (상담) 자원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말수가 줄어들거나 불안해하거나 예민해 하는지 잘 살펴보고 회복을 도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사들에 관해선 "사망자가 발생한 학교 교사는 트라우마에 직접 노출된 것"이라며 "교사들도 학생뿐 아니라 자신들의 마음을 돌아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화연 서울 종로구 정신건강복지센터장은 "참사 때 겪은 트라우마에 대해 도움을 요청하지 않고 혼자 안고 간다면 우울증이나 수면장애 등 2차 문제들이 장기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며 "초반에 전문적인 도움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