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스파크랩 10주년 데모데이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스파크랩 10주년 데모데이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돈을 많이 벌어서 세금을 내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게 기업의 덕목이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지금은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할 때입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AC) 스파크랩의 10주년 기념 데모데이에 패널로 참석해 “오래 지속 가능한 스타트업을 만들기 위해선 사회 문제를 기업의 아젠다로 끌어들여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회장은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기업들이 살아남을 것”이라며 “이런 기업은 좋은 인재를 빨아들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과거 투자했던 ‘동남아시아 우버’인 그랩 사례를 예로 들었다. 최 회장은 “그랩은 초창기 모빌리티 사업으로 수익을 내겠다는 것보다 교통에도 ‘약자’가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며 “교통 약자에게 어떤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까를 끊임없이 고민한 게 확장성으로 연결됐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또 “지금은 소나기를 피하며 살아남는 데 집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거시경제 환경이 악화된 상황에서 무리하게 사업 확장에 힘쓰지 말라는 의미다. 대신 시장에 대한 충분한 리서치를 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SK가 투자 한 건을 검토할 때 100건이 넘는 케이스 스터디를 하는데, 그럼에도 실패하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이를 대비할 방대한 양의 공부를 하라”고 말했다. 이어 “시시각각 변하는 시장을 읽을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했다.

최 회장은 이한주 스파크랩 공동대표와 시카고대 동문이다. 2019년 데모데이에도 깜짝 등장해 창업가들을 위한 조언을 건넸다.

이날 데모데이엔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이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최현만 회장은 “아무리 아이디어가 혁신적이더라도 거기에 기술과 자본이 접목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며 “스파크랩과 함께 모험자본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2년 설립된 스파크랩은 발란, H2O호스피탈리티, 엔씽, 스파크플러스 등 270여 개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