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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별한 남편 병원비 때문에 세금 내게 생겼습니다 [김태준의 세금해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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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배우자 위한 병원비 지출의 채무 여부 판단
    핵심은 채권채무관계 입증인데…입증 어려워 인정되지 않는 경우 많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오랜기간 병마와 다투던 남편과 사별한 김예일씨. 상속세 신고기한을 놓치지않기 위해 상속세 신고를 준비합니다. 상속재산을 정리하던 중 문득 그동안 배우자를 간병하며 지출한 병원비가 생각납니다.

    지난 3년간 병원을 오가며 생활한 김예일씨가 배우자를 위해 지출한 병원비는 도합 2억원, 모두 김예일씨의 카드에서 지출됐습니다. 2억원을 채무로 인정받을 수 있으면 줄어드는 세금이 약 5000만원에 달했기에, 김예일씨는 이를 상속채무에 포함해 상속세를 신고·납부했습니다.

    과세관청은 배우자에 대한 상속세 조사를 실시하던 중 김예일씨가 부담한 병원비 대납액이 2억원이 상속채무로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는 배우자가 부담한 병원비는 상속채무에 속하지 않는다고 청구인에게 통보합니다. 배우자가 부담했어야 할 병원비를 대신 내준것이므로 이는 채무가 맞다고 주장하는 김예일씨 간 첨예한 대립이 발생합니다. 과연 누구의 손을 들어주는게 맞을까요?

    법원, 당사자간 채권채무의 실질에 대한 사실판단 요구

    현행 상증세법은 상속재산에서 피상속인의 채무를 차감해 상속세 과세가액을 구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채무란 상속개시일 현재 피상속인에게 존재하는 채무를 뜻합니다.

    따라서, 배우자를 위해 지출한 병원비를 채무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배우자의 사망당시 부부간 병원비에 대한 채권채무관계가 성립을 해야 하는 것 입니다. 이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어떨까요?
    대전지방법원 2022.09.07. 선고 2020구합666 판결

    자녀가 부모의 병원비 등을 대신 지급한 경우 그에 해당하는 돈을 부모에게 증여 또는 대여하였다고 곧바로 추단할 수는 없고, 부모와 자녀의 각 재산 및 소득 규모, 해당 병원비 등의 액수 및 지급 경위, 지급 전후 부모와 자녀가 표시한 의사와 그들 사이의 관계 등 지급행위를 둘러싼 구체적인 사정들을 염두에 두고 그 법적 성격을 탐구하여야 한다.
    법원은 직계존비속 간 병원비 대납의 성격이 당사자 간 채권채무의 관계를 형성할만큼의 사유가 있는지 지급행위 전후 제반사정을 고려해 사실판단을 해야한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납세자의 입장에서 이미 사망한 피상속인과의 관계를 소급해 그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입증하기는 과세실무상 쉽지 않습니다. 이에 따라 조세심판원 또한 배우자의 병원비 대납을 인정해주지 않는 보수적인 경향이 종종 발견됩니다.
    조심2020중1873, 2021.04.07
    청구인은 피상속인의 배우자로서 사회통념상 배우자에 대한 부양(보호)의무를 부부공동재산으로 이행한 것으로 보여 그 지출액이 배우자에 대한 피상속인의 채무로서 상속개시일 현재 남아있다거나 확정된 상태라고 보기 어려운 점 … 청구인은 달리 증빙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채무의 존재를 입증하지 못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청구인의 병원비 대납액을 피상속인이 부담해야할 채무로 보아 상속재산가액에서 차감해야 한다는 청구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된다.

    조심2019전4213, 2020.03.25
    청구인의 쟁점지출액 대납 행위는 자금대여의 성격보다는 「민법」에서 규정한 직계혈족에 대한 부양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보는 것이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가족관계 및 사회통념에 부합하다 할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피상속인이 쟁점지출액을 장남인 청구인에게 차입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과세관청은 조세법률주의에 따라 법령에 따른 조세행정을 집행할 수 밖에 없는 한계가 존재합니다. 그런 만큼 납세자로서 현명하고 효율적인 상속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조력을 통해 사전에 필요한 사항을 정리하고 꼼꼼히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김태준 법무법인 율촌 공인회계사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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