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도 2001년 유사 사고…"빠져나갈 길 없는 환경 탓에 피해 커져"
일본에서 크게 인기를 끌었던 한국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의 무대였던 서울 이태원에서 151명이 압사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는 소식에 일본 네티즌들도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네티즌은 30일 트위터를 통해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로 친숙한 번화가인 서울 이태원에서 핼러윈을 즐기기 위해 젊은이들이 몰리는 와중에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올해 여름부터 일본에서 리메이크 드라마인 '롯폰기 클라쓰'가 지상파 TV아사히를 통해 전국에 방영됐을 정도로 '이태원 클라쓰'는 인기몰이를 했다.

일본 언론도 이태원 참사 소식과 한국 정부 대응을 주요 뉴스로 보도하는 가운데 아사히신문은 현장을 목격한 일본인 인터뷰 기사를 인터넷판에 게재했다.

20대 일본 여성은 아사히와의 인터뷰에서 "갑자기 너무 겁이 나서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며 참사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태원 참사와 같은 압사 사고는 과거 일본에서도 발생한 적이 있다.

2001년 7월 효고(兵庫)현 아카시(明石)시에서 불꽃놀이를 보려는 인파가 인도교에 몰리면서 11명이 사망하고 247명이 다쳤다.

당시에도 빠져나갈 길이 없는 환경에 사람들이 모였다가 한순간에 넘어지는 이른바 '군집 눈사태' 현상 때문에 인명 피해가 컸다고 일본 언론은 분석했다.

아카시 사고 피해자 유족회 회장은 산케이신문에 "나라와 관계없이 '군집 눈사태'라는 말을 듣는 것이 마음 아프다"고 말했다.

한편 도쿄의 번화가인 시부야에서도 이태원과 유사한 핼러윈 축제가 열리고 있는데, 시부야에 가지 말자고 호소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이 네티즌은 트위터에서 "시부야의 핼러윈에 (나는) 물론 가지 않지만 모두 가지 말자"며 참여 자제를 호소했다.

민영 방송사 뉴스네트워크인 ANN은 코로나19로 인한 외출 자제 요청이 없는 3년 만의 핼러윈을 앞두고 29일 밤부터 30일 아침까지 도쿄 시부야에 일시적으로 최대 6천300명이 모였다고 전했다.

특히 시부야 명소인 스크램블 교차로는 핼러윈 복장을 한 사람들이 몰리면서 한때 사람이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시청은 이 같은 상황과 이태원 참사 사례를 고려해 30일 시부야 지역 경비를 강화하고, 사람들에게 사진을 찍기 위해 걸음을 멈추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경시청은 핼러윈 당일인 31일에도 경찰관 약 350명을 배치할 계획이다.

시부야구는 이달 28일 오후 6시부터 내달 1일 오전 5시까지 공원과 도로 등 일부 지역에서 야간 노상 음주를 금지하고, 편의점을 비롯한 점포 30여 곳에 31일 밤부터 다음 달 1일 새벽까지 주류 판매를 자제하도록 요청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