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공동연구팀과 슈퍼컴퓨터 5호기 '누리온' 활용
과기정보연, 미 '타코마 다리 붕괴사고' 전 과정 재현·분석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이하 KISTI)과 서울대 공동 연구팀은 1940년 미국에서 발생한 '타코마 다리 붕괴사고' 전 과정을 슈퍼컴퓨터로 재현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사고는 교량의 공탄성적 특성(공기역학적 영향으로 구조물이 변형되는 현상) 때문에 발생한 대형 사고로, 많은 유체역학 교과서에서 소개되고 있으나 아직 붕괴 과정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공동연구팀은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사고 당시와 가장 유사한 조건을 만들어 바람에 의한 다리의 진동과 붕괴 메커니즘을 분석했다.

KISTI 슈퍼컴퓨터 5호기 누리온에서 최대 16만개의 중앙처리장치(CPU) 코어를 3개월간 사용했다.

이 정도 CPU 코어는 약 7.7페타플롭스(1초당 7천700조번 연산처리속도) 정도의 고성능 연산이 가능한 수준으로, 누리온에서 약 30%를 차지하는 규모다.

연구팀은 슈퍼컴퓨팅을 통해 바람이 다리에 가하는 공기역학적 힘에 따라 다리에 비틀림이 발생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공기역학적 힘과 다리의 비틀림이 서로를 증폭시킨 것을 확인했다.

정민중 KISTI 슈퍼컴퓨팅응용센터장은 "슈퍼컴퓨팅 시뮬레이션으로 역사적인 사고인 타코마 다리 붕괴 과정을 재현했다"며 "5호기 대비 23배 높은 성능을 보일 6호기가 도입되면 초거대 시뮬레이션으로 기존에 풀지 못한 난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유체역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저널 오브 플루이드 메카닉스'에 지난달 23일 실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