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 시기, 1∼2월→5∼6월까지 거론…일각선 "시기부터 못박자"
한동훈 등 '1기 내각' 장관 차출설도…당심·민심 '룰 전쟁' 신경전
조직정비 나서는 與…당권주자들, 전당대회에 미칠 영향 촉각
윤석열 정부 첫 국정감사를 마친 국민의힘이 당 조직 정비에 본격적으로 착수한다.

내년 초 예상되는 전당대회에 앞서 당의 모세혈관이라 할 당협위원회 재정비에 나선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르면 오는 27일 당협위원장이 공석인 사고 당협의 당협위원장 선출을 위한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를 구성한다.

총 7인으로 구성되는 조강특위엔 김석기 사무총장·이양수 전략기획부총장·엄태영 조직부총장 등이 당연직으로 참여한다.

당 지도부는 나머지 조강특위 위원 4인도 출신 지역 등을 고려해 원외당협위원장 또는 외부인사로 채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기국회의 한 축인 국정감사가 마무리된 만큼, 국민의힘은 차기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 모드'로 급속히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당 안팎에선 당협 재정비와 전국 조직 재편이 전대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현재 비어있는 사고 당협만 69곳으로, 전체 253개 당협 중 27%에 달해 조강특위의 당협위원장 인선에 따라 당권주자들의 유불리가 엇갈리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조직정비 나서는 與…당권주자들, 전당대회에 미칠 영향 촉각
전당대회 시기와 경선 룰을 둘러싼 설왕설래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아직 구체적인 시간표는 안갯속이다.

전당대회 시기의 경우 당초 내년 1월 말∼2월 초가 유력했다가 3∼4월 개최설에 이어, 당 일각에선 내년 5∼6월까지 전대가 늦춰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준석 전 대표 거취 문제가 해소된 데다, 정진석 비대위가 추진하는 조직 정비 과정에서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당권도전을 선언한 안철수 의원은 25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대 시기와 관련, "원래는 내년 2월 정도로 생각했는데 비대위에서 각 지역 책임자들에 대해 심사하는 과정을 거치면 몇 달이 더 지나갈 가능성이 있다"며 "그렇게 되면 (전대 시기는) 내년 5∼6월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당 일각에선 비대위가 전당대회 시기부터 못 박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조강특위 심사와 당협 정비 일정 등 비대위의 주요 스케줄도 전당대회 시기에 연동된다는 점에서다.

여기에 전당대회 시기가 늦어질수록 새로운 당권 후보군이 등장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현재 내각에 몸담고 있는 권영세 통일부 장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주로 거론된다.

당 일각에선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이들 장관에게 담겨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과 함께, 전당대회도 1기 내각 교체 시기와 맞물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직정비 나서는 與…당권주자들, 전당대회에 미칠 영향 촉각
일찌감치 당권도전에 나선 김기현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와 관련, "윤심을 구하기 위해 뛰는 것보다는 민심을 구하기 위해 뛰어야 하지 않겠나"라며 "대통령, 국회의원, 당대표도 국민의 심부름을 하는 사람이니 민심이 어디에 있는지 잘 찾아서 대통령의 뜻과 부합시키도록 노력하는 것이 당권주자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특히 한 장관을 둘러싼 '당 대표·총선 차출설'에 대해 "(한 장관) 본인은 지금 시점에 출마할 생각이 없다고 한 거니까, 그 진심을 믿고 각자 자기 역할을 하면 되는 것"이라며 "(출마 여부를) 왈가왈부하는 시간에 조금 더 민심과 민생에 신경 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당대회 룰을 둘러싸고도 당권주자들의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당원투표(당심)와 일반여론조사(민심) 비율 조정이 전대 룰의 핵심이다.

당내에선 야권 일각에서 지피는 반정부 투쟁의 불씨를 고려할 때 이번 전당대회에선 대통령실과 집권여당의 '원팀'을 이룰 당 대표를 뽑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런 맥락에서 현재 7:3인 당원투표와 일반여론조사 비율을 조정해 당원투표 비율을 대폭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일반여론조사 시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당심'에선 나경원 전 의원 등이, '민심'에선 유승민 전 의원 등이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나 전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유 전 의원이 8주째 당대표 적합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질문에 "당 대표 여론조사에선 우리 당을 지지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민주당을 지지하는 분들도 당연히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역선택이 작용했다고 보느냐'는 질문엔 "민주당을 지지하는 분들이 (유 전 의원을) 좀 더 좋아하는 것 같기는 하다"며 "당대표를 뽑는 것이다 보니 적어도 민주당 지지자는 제외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는 생각들이 많다"라고도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