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아직 10위권 밖"…韓 자율주행의 미래 '데이터'에 달렸다
테슬라가 이번 달부터 출고되는 차량의 초음파 센서를 없앤다. 자체 보조기능과 자율주행만으로 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시스템은 레이더와 라이다 대신 카메라와 인공지능(AI)에 의존하는 ‘완전 비전 중심 방식’이다. 이렇게 자율주행차를 만드는 기업은 테슬라가 유일하다.

자율주행 기술의 선구자로 불리는 테슬라에 대해 최진우 한국자율주행기술개발사업단장은 "세계 자동차 기업이나 AI(인공지능)기업들의 자율주행 기술 순위를 매긴 발표를 보면 테슬라는 사실 아직까지 10위권에도 못 들어온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 자율주행 기술 발전을 위해선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 데이터를 축적하기 위해 테스트 베드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서초구에 있는 한국자동차회관에서 최진우 단장을 만나 우리나라 자율주행 산업의 미래와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Q:자율주행차 시대로 접어들면서 자율주행기술 수준이 계속 높아지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기술 수준은 어디까지 왔나요?

A: 먼저 자율주행차 기술 수준은 1~5 단계로 나뉜다. 1단계에선 발, 2단계에서는 발과 손을 떼고, 3단계가 되면 발과 손, 눈을 떼는 조건부 자율주행이 이뤄진다. 4단계는 특수 상황을 빼고 대부분을 자동차가 알아서 운전하는 수준, 5단계는 자동차 내 페달과 운전대가 아예 사라지는 완전 자율주행을 뜻한다.

지난해 일본 혼다 자동차에서 레벨 3를 탑재한 자율주행차가 일부 판매가 되고 있다. 독일 벤츠도 비슷한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연내 현대자동차에서 레벨 3를 탑재한 G90를 출시될 예정이다. 이처럼 레벨3 모델이 서서히 나오고 있는 수준이고 레벨 4는 아직은 실증 서비스나 테스트 단계라고 보면 된다.

2030년이 되면 셔틀버스는 전체 물량의 절반 가까이, 택시는 약 25% 정도가 자율주행차로 바뀌리라 예측된다. 이렇듯 세계 자동차의 패러다임은 자율주행차로 넘어가고 있다. 미국 교통안전청에 따르면 자율주행차 차량 사고의 약 90%가 사람이 원인이라고 한다. 여러 가지 기술적 한계를 극복, 자율적으로 기계가 판단해서 더 안전하게 차를 운행할 수 있는 그런 자율주행차가 미래 산업의 근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Q:자율주행 기술에서 테슬라 가장 앞서 있다고 평가 받고 있습니다. 카메라만 활용하는 테슬라 기술수준에 비해 현대차는 레이다를 활용하는데 어떤 차이가 있나요?

A: 회사 전략이다. 테슬라는 카메라만 가지고 자율주행을 하지만 현대차를 비롯한 나머지 자동차 회사들은 카메라,레이더,라이더를 써서 전방위적으로 주위 환경들을 인지하고 판단하는 자율주행 기술을 쓰고 있다. 안전상의 이유 때문이다.

사실 테슬라는 획기적이다. 어떻게 보면 자율주행차 개발에 있어서 제일 가격적으로 부담을 주는 게 라이더나 레이더 같은 센서들인데 그런 걸 안 쓰고 카메라만 쓴다고 하니까요. 하지만 카메라만 쓴다고 해서 테슬라의 기술 수준이 높다고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미국에 보면 가이드 라이선스 인사이트라는 세계 자동차 기업이나 AI(인공지능)기업들의 자율주행 기술 순위를 채점한 발표에 따르면 테슬라는 아직 10위권에도 못 들어온다.

1위는 구글의 웨이모, 반도체 AI 컴퓨팅 플랫폼 업체인 엔디비아, 그다음에 GM 크루즈, 이어 중국 바이두 순이다. 물론 테슬라가 새로운 길을 혁신하는 부분이 뛰어나지만, 자율주행 기술을 실현하고 우리가 느낄 수 있게끔 형상화하는 데는 아직은 좀 부족하다고 판단한다.

Q: 테슬라 같은 카메라만 사용하는 자율주행차가 지금 안전상으로 좀 더 위험한가요?

A: 테슬라 외의 회사들은 카메라와 레이더를 장착, 형상도 보고 찍고 그다음에 라이더를 이용해서 3차원적으로 확실하게 분석하겠다는 것이다. 이 3가지를 통합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많은 데이터의 습득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카메라만 활용하기 위해서는 이 물체를 얼마만큼 정확하게 인식을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돌발 상황이 많이 생기지 않는 것이 관건이다. 미국은 대륙이니 도로가 광활하다. 돌발 상황이 생길 우려가 적다. 그러니 미국 업체인 테슬라는 카메라만 가지고 찍어가면서 볼 수도 있다고 보는 것 같다. 반면 우리나라는 좁은 골목길, 산악길 여러 가지 교통 혼잡으로 돌발 상황 많다. 그래서 더욱 카메라만으로는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이유로 테슬라를 제외한 거의 대다수 기업들이 다른 레이다나 라이다까지 써서 더 안전성을 도모하고자 한다. 가격을 줄이는 것보다 안전에 더 초점을 둔 것이다. 반면에 테슬라는 카메라만 가지고 카메라를 좀 더 고도화해서 한 번 해보겠다라고 선언을 한 거다. 그 차이는 있지만 그것 때문에 기술이 테슬라가 떨어지고 다른 데가 올라가고 훨씬 좋다고 보기는 현재까지 좀 섣부른 판단이다. 아직 기술 구현이 어떻게 될지 사실 아무도 모른다.

Q: 테슬라 자율주행차 운전자가 핸들에 손을 떼고 뒤에 앉는 경우도 있다. 언제쯤 그렇게 될 수 있나요?

A: 사람들이 테슬라를 믿는 건 좋지만 그렇다고 아직은 그 정도까지 갈 정도의 기술은 아니라고 본다. 테슬라 소유주들도 현재까지는 자율주행 시 항상 운전석이 있어야 하고 운전자가 핸들을 잡아주세요라고 해서 메시지가 나오면 바로 잡아야 한다. 실제로 사망사고까지 나오지 않았는가.

자율주행 레벨2에서 3 가는 게 더 어렵고 3에서 4 가는 게 더 어렵다. 우리 사업단 과제가 목표가 2027년에 레벨4+ 상용화 기반을 완성하고 그때 부품들이 다 검증이 끝나서 완성차에 넣을 수 있는 기술 수준이 된다고 보니까 실제로 차로 나오려고 하면 한 1년 더 걸릴 수도 있다. 상용화된 자율주행 레벨4 자동차가 2027년 이후에는 조금씩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테슬라, 아직 10위권 밖"…韓 자율주행의 미래 '데이터'에 달렸다
Q: 자율주행 기술 중에서 어떤 기술이 제일 많이 뒷받침돼야 하나요?

A: 자율주행 관련 기술이 많지만 사실 제일 중요한 게 AI이다. 운행 중 AI가 들어오는 데이터들을 분석을 해가지고 판단해야 한다. 한 10개 정도 되는 데이터를 가지고 분석하고 판단하는 것보다 1천 개, 1만 개 되는 데이터를 분석하면 자율주행 능력에 상당한 차이가 난다.

데이터만 보면 현대차는 자율주행 1위 기업 웨이모와 비교해 많이 뒤떨어져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교통국 자료를 보면 웨이모가 2020년 12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370만km를 달렸다. 680여 대나 있으니까 차도 많고요. 현대차는 자료에 아예 없었고, 두 번째로는 GM에서 하는 크루즈인데 140만km이다. 대수도 140대 정도이다. 이게 왜 중요하냐 하면 시험에서는 유사한 데이터들이 많이 쌓이는데 실제로 차가 도로를 달리면 너무나 많은 변수에 맞닥뜨린다. 우리나라는 열심히 노력해서 따라잡으려고 하지만 아직까지는 실력 차이가 상당하다.

과기정통부 분석 수준의 차이를 보면 미국이 100%이라고 치면 우리가 84% 그다음에 일본이 92%, 중국이 더 높다. 기술 개발도 해야 하지만 그 개발된 기술을 많이 돌려가지고 데이터를 빨리 축적하고, 차가 안전하게 굴러가게끔 분석을 해야 하는 것이 기술 개발만큼 중요하다. 제일 중요한 게 테스트 베드를 얼마큼 확대를 하느냐다. 미국 같은 경우는 캘리포니아 전역이 다 돌아다니면 한다. 우리도 테스트베드를 좀 많이 만들어야 한다. 지금은 10개 시도에 14개 곳에서 테스트를 할 수 있는 정도다.

Q: 자율주행차 시대를 맞아 우리나라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A: 기존 내연기관 부품이 제일 큰 문제다. 사실 기존 대형 기관 업계의 부품 종사자들 기술을 다 잃어버릴 수 있다. 빨리 업종 전환을 할 수 있게 교육도 해주는 등 지원해야 한다. 정부에서 이 부분을 제일 크게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한 가지는 전기차 시대가 오면서 기존 하드웨어적인 부분과 소프트웨어 부분이 많이 차이가 난다. 인력을 얼마나 기존에 부품업계에 종사하던 인력들을 재배치하고 또 새로운 소프트웨어에 대한 인력 양성 부분들이 제일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테슬라, 아직 10위권 밖"…韓 자율주행의 미래 '데이터'에 달렸다
강미선기자 msk524@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