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꼼수 인수' 논란…화물 시장도 넘보는 카카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앵커>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먹통 사태' 이후 카카오에 대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카카오의 경영 방식 자체가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이번에는 자회사인 카카오모빌리티의 꼼수 인수에 대한 논란이 제기됐습니다.
IT바이오부 신동호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최근 카카오모빌리티가 화물업계 중개 플랫폼 지분을 인수하며 중간 물류, 미들마일 시장이 뛰어들었다는데, 우선 이 시장이 어떤건가요?
<기자>
미들마일은 화물을 공장에서 물류창고나 판매처까지 화물차로 운송하는 기업 간 거래(B2B) 운송으로 최종적으로 소비자에게 배송되는 택배나 퀵 등 라스트마일의 전 단계라고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인수하기로 한게 화물마당이라는 화물 중개 플랫폼인데요.
현재 주선사가 플랫폼에 운송 정보를 띄우면 차주들이 골라서 수락하는 식으로 운영됩니다.
<앵커>
카카오가 갑자기 미들마일 시장에 진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자>
사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라스트마일 중개 서비스 카카오T퀵을 출시하면서 ‘화물자동차 운송주선사업’ 면허, 즉 미들마일 중개업을 할 수 있는 면허를 한 물류업체로부터 인수한 바 있습니다.
그 때 당시에도 카카오모빌리티가 미들마일로도 진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국내 미들마일의 시장 규모는 약 30조 원으로 추정됩니다. 앞서 잠깐 언급한 라스트마일 시장이 7~8조원 규모인것과 비교하면 4배 수준이죠.
카카오모빌리티의 새로운 먹거리로 미들마일 시장을 점찍은 겁니다.
미들마일 시장은 규모는 크지만, 업무처리가 여전히 아날로그식인만큼 디지털 전환이 더뎌 IT기업이 진출하기에 안성맞춤이란 평가가 나옵니다.
<앵커>
그런데 특이하게 지분을 49%만 인수했네요. 기존 카카오를 보면 대리운전이나 퀵서비스 시장 진출을 할때 관련 회사를 완전히 인수했는데 이번에는 왜그런가요?
<기자>
말씀하신 것처럼 이번에 49% 지분인수를 하며 주선사연합회에 이어 2대주주로 올랐는데요.
화물마당은 사실 주선사연합회가 2014년 KT와 공동으로 구축해 2019년까지 함께 운영하다 이후 주선사연합회가 화물마당을 독자적으로 운영하다가 지분을 카카오모빌리티에 매각하기로 한 겁니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중간물류 시장에 직접 진출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주선 업계와의 협업을 통해 관련 시장에 간접적인 지원을 하겠다며 49%지분을 인수한거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여기에 여전히 아날로그식 업무처리를 하는 이 시장을 디지털화하기 위해 업계가 먼저 요청해왔다고 카카오모빌리티측은 밝혔습니다.
사실 카카오말고 다른 국내 대기업도 뛰어든 시장이지만 카카오모빌리티가 직접 진출이 아니라고 선을 긋는 이유는 지난해부터 제기돼온 사업의 '문어발 확장'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카카오그룹은 지난해 9월 무분별한 사업 확장으로 골목상권을 침해했다는 비판에 카카오모빌리티의 스마트호출 서비스 폐지와 꽃이나 간식 배달사업 등에서 철수를 결정했었죠.
카카오모빌리티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과 전방위적인 플랫폼 독점 문제에 대해 오늘 국토위 국감에서 류긍선 대표가 직접 이야기하기도 했는데요,
"우려하는 부분을 잘 고려해 그런 문제가 없도록 사업을 변경하는 작업을 검토하도록 할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아직 주선사연합회는 추가 지분을 매각할 계획이 없다 했지만 업계에선 충분히 추가 매입을 통해 인수를 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앵커>
결국 꼼수 인수 아니냐는 말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군요.
앞서 살펴본 것처럼 지난해 화물자동차 운송주선사업 면허를 획득했다고요. 결국 카카오가 택시시장에 진출할때와 같은 비슷한 방법으로 볼 수 있겠네요
<기자>
화물운송주선업 면허는 화주(화물의 주인)와 운송사업자(화물차주)를 중개 대리하는 사업으로 육상운송사업을 하기 위해 필수적인 사업 면허입니다.
결국 여객운송을 위해 택시사업자 면허를 인수해야 합법적인 서비스가 가능한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화물차 운송주선사업' 면허를 확보했고 여기에 티맵모빌리티 자회사인 YLP와 파트너 관계였던 '위드원스(화물운송 주선사업자 전용 프로그램사)'를 인수하면서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준비를 마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에 화물마당 지분인수를 하면서 결국 향후 주선사들의 콜과 화물 차주들을 직접 모집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궁극적으로는 미들마일을 넘어 수요와 공급을 직접 연결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입니다.
<앵커>
결국 택시서비스를 하는것과 비슷하게 될 수 있다는 문제도 있군요.
<기자>
문제는 본격적으로 사업을 뛰어들면 화물운송 플랫폼 시장에도 지금 택시시장에서의 문제가 그대로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현재 여객운송 시장을 대표하는 택시업계의 경우 카카오T가 시장의 편리성을 내세우면서 진출한 뒤 순식간에 시장을 과점했고요.
택시를 이용하는 고객뿐 아니라 택배운전자들에게도 불공정 문제가 나오고 있습니다.
당장 카카오T는 택시를 수월하게 잡을 수 있으려면 기존 콜택시때처럼 천원 수준의 수수료에서 시장을 과점한 뒤 차등화된 수수료체계를 만들어 추가 비용을 지불하게 했었죠.
물론 무조건 그렇게 된다는 법은 없지만 화물운송시장도 비슷해질 수 있다는 겁니다. 고객이 더 좋은 물류운송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 지금은 없던 별도의 수수료를 지불하게 될 경우 시장의 논란은 더욱 커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육상운송시장에선 이제 막 진입을 시작한 카카오T의 운영방식을 원천적으로 안전장치를 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앵커>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이슈가 지나간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엔 꼼수 인수 논란까지.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신동호기자 dhshin@wowtv.co.kr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먹통 사태' 이후 카카오에 대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카카오의 경영 방식 자체가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이번에는 자회사인 카카오모빌리티의 꼼수 인수에 대한 논란이 제기됐습니다.
IT바이오부 신동호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최근 카카오모빌리티가 화물업계 중개 플랫폼 지분을 인수하며 중간 물류, 미들마일 시장이 뛰어들었다는데, 우선 이 시장이 어떤건가요?
<기자>
미들마일은 화물을 공장에서 물류창고나 판매처까지 화물차로 운송하는 기업 간 거래(B2B) 운송으로 최종적으로 소비자에게 배송되는 택배나 퀵 등 라스트마일의 전 단계라고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인수하기로 한게 화물마당이라는 화물 중개 플랫폼인데요.
현재 주선사가 플랫폼에 운송 정보를 띄우면 차주들이 골라서 수락하는 식으로 운영됩니다.
<앵커>
카카오가 갑자기 미들마일 시장에 진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자>
사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라스트마일 중개 서비스 카카오T퀵을 출시하면서 ‘화물자동차 운송주선사업’ 면허, 즉 미들마일 중개업을 할 수 있는 면허를 한 물류업체로부터 인수한 바 있습니다.
그 때 당시에도 카카오모빌리티가 미들마일로도 진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국내 미들마일의 시장 규모는 약 30조 원으로 추정됩니다. 앞서 잠깐 언급한 라스트마일 시장이 7~8조원 규모인것과 비교하면 4배 수준이죠.
카카오모빌리티의 새로운 먹거리로 미들마일 시장을 점찍은 겁니다.
미들마일 시장은 규모는 크지만, 업무처리가 여전히 아날로그식인만큼 디지털 전환이 더뎌 IT기업이 진출하기에 안성맞춤이란 평가가 나옵니다.
<앵커>
그런데 특이하게 지분을 49%만 인수했네요. 기존 카카오를 보면 대리운전이나 퀵서비스 시장 진출을 할때 관련 회사를 완전히 인수했는데 이번에는 왜그런가요?
<기자>
말씀하신 것처럼 이번에 49% 지분인수를 하며 주선사연합회에 이어 2대주주로 올랐는데요.
화물마당은 사실 주선사연합회가 2014년 KT와 공동으로 구축해 2019년까지 함께 운영하다 이후 주선사연합회가 화물마당을 독자적으로 운영하다가 지분을 카카오모빌리티에 매각하기로 한 겁니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중간물류 시장에 직접 진출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주선 업계와의 협업을 통해 관련 시장에 간접적인 지원을 하겠다며 49%지분을 인수한거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여기에 여전히 아날로그식 업무처리를 하는 이 시장을 디지털화하기 위해 업계가 먼저 요청해왔다고 카카오모빌리티측은 밝혔습니다.
사실 카카오말고 다른 국내 대기업도 뛰어든 시장이지만 카카오모빌리티가 직접 진출이 아니라고 선을 긋는 이유는 지난해부터 제기돼온 사업의 '문어발 확장'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카카오그룹은 지난해 9월 무분별한 사업 확장으로 골목상권을 침해했다는 비판에 카카오모빌리티의 스마트호출 서비스 폐지와 꽃이나 간식 배달사업 등에서 철수를 결정했었죠.
카카오모빌리티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과 전방위적인 플랫폼 독점 문제에 대해 오늘 국토위 국감에서 류긍선 대표가 직접 이야기하기도 했는데요,
"우려하는 부분을 잘 고려해 그런 문제가 없도록 사업을 변경하는 작업을 검토하도록 할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아직 주선사연합회는 추가 지분을 매각할 계획이 없다 했지만 업계에선 충분히 추가 매입을 통해 인수를 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앵커>
결국 꼼수 인수 아니냐는 말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군요.
앞서 살펴본 것처럼 지난해 화물자동차 운송주선사업 면허를 획득했다고요. 결국 카카오가 택시시장에 진출할때와 같은 비슷한 방법으로 볼 수 있겠네요
<기자>
화물운송주선업 면허는 화주(화물의 주인)와 운송사업자(화물차주)를 중개 대리하는 사업으로 육상운송사업을 하기 위해 필수적인 사업 면허입니다.
결국 여객운송을 위해 택시사업자 면허를 인수해야 합법적인 서비스가 가능한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화물차 운송주선사업' 면허를 확보했고 여기에 티맵모빌리티 자회사인 YLP와 파트너 관계였던 '위드원스(화물운송 주선사업자 전용 프로그램사)'를 인수하면서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준비를 마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에 화물마당 지분인수를 하면서 결국 향후 주선사들의 콜과 화물 차주들을 직접 모집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궁극적으로는 미들마일을 넘어 수요와 공급을 직접 연결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입니다.
<앵커>
결국 택시서비스를 하는것과 비슷하게 될 수 있다는 문제도 있군요.
<기자>
문제는 본격적으로 사업을 뛰어들면 화물운송 플랫폼 시장에도 지금 택시시장에서의 문제가 그대로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현재 여객운송 시장을 대표하는 택시업계의 경우 카카오T가 시장의 편리성을 내세우면서 진출한 뒤 순식간에 시장을 과점했고요.
택시를 이용하는 고객뿐 아니라 택배운전자들에게도 불공정 문제가 나오고 있습니다.
당장 카카오T는 택시를 수월하게 잡을 수 있으려면 기존 콜택시때처럼 천원 수준의 수수료에서 시장을 과점한 뒤 차등화된 수수료체계를 만들어 추가 비용을 지불하게 했었죠.
물론 무조건 그렇게 된다는 법은 없지만 화물운송시장도 비슷해질 수 있다는 겁니다. 고객이 더 좋은 물류운송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 지금은 없던 별도의 수수료를 지불하게 될 경우 시장의 논란은 더욱 커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육상운송시장에선 이제 막 진입을 시작한 카카오T의 운영방식을 원천적으로 안전장치를 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앵커>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이슈가 지나간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엔 꼼수 인수 논란까지.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신동호기자 dhshi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