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옹호하고 젤렌스키 비난한 베를루스코니에 선 그어
이탈리아 차기 총리로 유력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형제들(FdI) 대표는 다음 주에 구성될 정부가 '친나토·친유럽'일 것이라고 19일(현지시간) 못 박았다.

우파 연립정부 핵심 파트너로 꼽히던 전진이탈리아(FI)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관해 한 '망언'에 단호하게 선을 그으려는 의도로 관측된다.

로이터·AP통신에 따르면 멜로니 대표는 자신의 대외정책 방향을 강조하면서 이에 동의하지 않는 정당은 연립정부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성명에서 "내가 항상 명확히 해 왔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항상 명확히 할 사안에 대해 말하겠다.

나는 명확하고 단호한 대외정책을 가지고 정부를 이끌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다.

이 핵심 사항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누구도 정부에 참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탈리아는 자랑스러운 유럽의 일부이자, 대서양 동맹(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일원이다.

우리가 정부를 구성할 이탈리아는 결코 서방 진영의 약한 고리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멜로니 대표 본인과 그가 속한 FdI는 극우 성향으로 분류되지만 올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일관되게 우크라이나를 지지하고, 러시아에 대한 서방진영의 제재에 찬성하는 입장을 밝혀 왔다.

그러나 9월 말 선거에서 우파 연합의 핵심 파트너였던 베를루스코니가 러시아·우크라이나 관련 발언으로 물의를 빚으면서 차기 우파 연립정부의 대외정책에 혼선이 생기고 멜로니의 지도력이 약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베를루스코니는 이번 선거에서 상원의원으로 당선돼 9년 만에 이탈리아 의회에 복귀했다.

이날 멜로니 대표의 성명은 최근 현지 언론을 통해 폭로된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발언에 대한 대응으로 해석되고 있다.

언론이 공개한 녹음파일에는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FI 소속 의원들에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깊은 친분을 과시하면서 그를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는 또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전쟁을 일으켰다고 비난했고, 또 유럽과 미국에는 진정한 지도자가 없다고도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