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물가상승률 맞춰 인상한다"…하루 만에 뒤집어
트러스 핵심 보좌관 정직…의회 질의응답 고비 넘겨
영국 트러스 총리 "나는 싸우는 사람…그만두지 않는다"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19일(현지시간) 사임하지 않고 버틸 것이란 의지를 강력히 표명하며 일단 당일 위기는 넘겼다.

트러스 이날 하원에서 개최된 정례 주간 총리 질의응답(PMQ)에 참석해서 야당의 사임 요구에 "나는 싸우는 사람(fighter)이지 그만두는 사람(quitter)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트러스 총리는 실수를 해서 미안하다고 다시 사과하고선 "경제적 안정을 확보할 수 있도록 국가이익을 위해 행동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트러스 총리 대변인도 기자들에게 총리가 사임할 계획이 없다고 못박았다.

이어 트러스 총리는 의원들의 질의에 국민연금을 물가상승률에 맞춰서 올리겠다고 약속했다.

영국 트러스 총리 "나는 싸우는 사람…그만두지 않는다"
제러미 헌트 재무장관이 17일 이에 관해 약속하지 않겠다고 했고, 총리실도 바로 전날 검토대상이라고 했는데 하루 만에 달라진 것이다.

총리 대변인은 "트러스 총리와 헌트 장관이 의회 답변 전에 이에 관해 합의했다"고 밝혔다.

트러스 총리는 그러나 복지혜택과 관련해서는 물가상승률을 기준으로 삼을 것이란 약속을 하지 않았다.

연금을 물가상승률(현재 약 10%)에 맞춰 올리게 되면 평균 임금 상승률(현재 5.4%)에 맞춰 올리는 것과 비교할 때 추가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

이날 트러스 총리의 의회 답변은 9월 6일 취임 후 세번째이면서 극히 위험한 자리였다.

벼랑 끝에 선 트러스 총리 입장에선 삐끗했다가는 바로 추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 언론들은 트러스 총리가 전투적인 태도로 일단은 살아남았다고 평가하면서도 고작 몇 시간을 벌었을 뿐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BBC는 트러스 총리 앞에 놓인 어려운 이슈들로 10월 31일 예산안 발표, 지출 삭감, 연금과 복지혜택 상승률 기준, 셰일가스 시추 등을 들었다.

한편, 트러스 장관은 핵심 보좌관인 공보국장 대행을 이날 의회 질의응답 직전에 정직시켰다.

사지드 자비드 전 재무장관은 이 보좌관이 기자들에게 자신을 비난한 혐의에 관해 질의할 예정이었다.

지난 주말 언론에는 총리실 관계자를 인용해서 트러스 총리가 쿼지 콰텡 전 재무장관의 후임으로 자비드 전 장관 제안을 받고는 크게 웃으면서 그와 같이 10년간 일했으며, 자신은 누가 잘하고 누가 엉망인지 안다고 했다는 기사가 나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