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정책 두고 신경전 "위장평화 동참 안돼" vs "안보 관광상품화 안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19일 국립국어원·한국관광공사 등 공공기관 대상 국정감사에서는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이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에게 한 "질척거린다" 발언, 윤석열 대통령이 평소 언급한 외국어 표현 등이 돌연 소환됐다.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은 장소원 국립국어원장에게 "윤 의원의 질척거린다는 표현에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는 전 위원장의 발언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질척거리다'라는 우리말에 외설적 의미가 담겨 있느냐"고 물었다.
장 원장은 "질척거리다는 '질다'라는 형용사에서 나온 것으로 안다.
습기가 많다는 뜻"이라고 답했다.
배 의원은 "전 위원장이 윤 의원의 발언에 '거칠다, 마음을 다쳤다, 기분 나쁘다'고 사과를 요구한다면 이해한다"며 "질척거린다는 단어 어디에도 성 인지 감수성을 건드릴 의도가 없었다.
받아들이는 분의 감수성에 뭔가 저희가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었다고밖엔 생각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반대로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은 윤 대통령이 취임 전후로 "거버먼트 어토니", "선거라는 것은 시쳇말로 패밀리 비즈니스",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사법제도" 등을 언급한 영상을 재생했다.
임 의원은 "이뿐 아니라 윤 대통령은 용산공원 조성과 관련해 '내셔널 메모리얼 파크'라고 하면 멋있는데, 국민 추모공원이라고 하면 멋이 없어서 이름으로 무엇을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고 했다"며 "이쯤 되면 사대주의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꼬집었다.
임 의원의 질의에 같은 당 소속인 홍익표 문체위원장은 "워낙 대통령의 영향력이 크니 대통령이 나왔지만, 저를 포함한 모든 정치인도 일상에 외래어를 남용하는 것 같아서 부끄러운 마음"이라며 "꼭 대통령만 지칭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로 이해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전·현 정부의 관광정책과 관련해 여야가 상반된 시각으로 한국관광공사를 질타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이용 의원은 "문재인 정부는 지난 5년간 위장 평화로 국민의 눈과 귀를 속였다"며 "관광공사도 안영배 전 사장을 중심으로 실체 없는 위장평화쇼를 위한 남북 평화사업에 257억원을 집행했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배현진 의원은 김대중 정부 당시 관광공사가 금강산 관광사업 등을 위해 남북협력기금에서 대출받은 900억원의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2028년 만기에는 1천178억원이 된다"며 "빚더미가 늘어나는 와중에도 임직원들은 성과급 잔치를 하느냐"고 따졌다.
민주당 임오경 의원은 "한반도 평화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육군훈련소가 육군본부와 협의 없이 논산시와 관광 개발 업무협약을 추진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안보와 군대를 관광상품으로 팔아먹겠다는 상술"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임종성 의원은 문재인 정부 시절 발행된 '숙박쿠폰' 가운데 8천800여장을 미성년자가 사용했다는 언론 보도를 언급한 뒤 "실제로는 20세 미만의 사용분으로 성인인 만 19세의 사용분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며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관광업계 지원을 위해 추진된 사업이 한순간에 청소년의 불법행위를 조장하는 파렴치한 사업으로 매도됐는데, 관광공사는 아무 조치도 하지 않았다.
정권이 바뀌었다고 이런 무책임한 태도를 보여도 되느냐"고 질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