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크 사이버 외교관 정윤영양, '구텐베르크, 유럽 최초 금속활자 발명' 시정
초등학생이 유명 백과사전 브리태니커에서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 인쇄본인 직지심체요절(직지)과 관련한 오류를 발견해 바로잡았다.

주인공은 사이버 외교 사절단 반크에서 사이버 외교관으로 활동한 정윤영(서울목운초 6학년) 양.
그는 최근 해외 교과서, 백과사전 등 웹사이트에서 한국 관련 오류를 조사하고 시정하는 활동을 하던 중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의 오류를 발견했다.

브리태니커는 1768년 스코틀랜드에서 처음 출판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영어로 쓰인 백과사전으로,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 사전은 "1455년 구텐베르크가 세계 최초로 금속 활자를 발명했다"라고 기록했었다.

이에 정 양은 출판사 측에 "구텐베르크의 발명은 1377년 직지보다 78년이나 뒤졌다"고 지적한 뒤 "구텐베르크는 세계 최초가 아닌 유럽 최초로 금속 활자를 발명한 사람"으로 시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직지에 대한 다양한 설명 자료를 전달했다.

출판사 측은 며칠 뒤 정 양에게 해당 내용을 검토해서 시정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1차 답변을 준뒤 곧바로 "구텐베르크는 유럽 최초로 금속 활자를 발명한 사람"(Johannes Gutenberg is known for having designed and built the first known mechanized printing press in Europe)이라고 고쳤다.

정양은 19일 반크와의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나 한 사람이 오류를 고친다는 게 불가능해 보였고, 편지를 쓰는 것 자체도 어려워 보였다"며 "그런데 반크가 작성한 서한을 참고해 '내가 이 오류를 꼭 시정해야겠어'라는 마음으로 서한을 보냈고, 출판사 측으로부터 답장도 받고 시정된 것을 확인했을 때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꼈다"고 소감을 말했다.

한국이 세계인에게 좋은 나라로 비치게 만드는 외교관이 되는 게 꿈이라는 그는 "한국인임에도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다"며 "한국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배우고 익혀 오류를 시정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반크는 정 양의 이번 활동 성과를 지렛대 삼아 구텐베르크가 세계 최초가 아닌 유럽 최초로 금속 활자를 발명했다는 내용을 세계 주요 교과서, 백과사전, 박물관, 도서관 등에 알려 나갈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