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금 수급 노인 10명 중 8명 "노후준비 못 했다"
기초연금을 받는 노인 10명 중 약 8명은 생계유지를 하느라 노후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공단은 국민연금연구원이 2021년 7월부터 11월까지 5개월간 전국의 기초연금 수급자 2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1년 기초연금 수급자 실태분석'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초연금을 받기 이전에 노후를 위해 경제적으로 준비했는지 물어보니 '충분히 준비했다'고 답한 수급자는 1.8%에 불과했다. '준비했지만 불충분하다'고 응답한 수급자 21.1%를 합쳐 전체적으로 노후를 준비한 수급자는 22.9%에 그쳤다.

대신 77.1%는 '준비하지 못했다(않았다)'고 답했다.

'노후를 준비하지 못했다'고 응답한 기초연금 수급자의 절반에 가까운 49.2%는 '노후를 준비할 능력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노후준비를 하다가 다른 곳에 사용했기 때문'이란 응답이 37.6%로 그 뒤를 이었고, 10.8%는 '노후를 준비할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자녀에게 의탁할 생각으로 노후를 준비하지 않았다'는 수급자는 1.6%밖에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수의 기초연금 수급자는 경제활동 연령기에 자녀 양육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과 당시 생활에 집중하다 보니 미처 노후를 준비할 생각조차 못 했다는 것이다.

조사 대상 기초연금 수급 노인에게 현재의 경제활동 나이 인구인 자녀 세대가 노후 생활비를 어떻게 마련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지 질문해보니, '본인 스스로 노후를 준비해야 한다'는 응답이 36.5%로 가장 많았다.

이어 '본인과 사회보장제도(연금 등)를 통해 마련해야 한다'(30.5%)는 응답이 많았다. '기초연금 등 사회보장제도를 활용해 국가 차원에서 노후 소득을 보장할 수 있는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15.8%), '본인과 자녀, 국가 등 모든 부양 가능한 주체들이 중층적으로 노인 부양책임이 있다'(12.2%) 등의 답변이 뒤를 이었다.

한편 기초연금 수급 노인이 생각하는 최소생활비는 개인 기준 80만6천원, 부부 기준 134만4천원으로 조사됐다. 적정생활비는 개인 기준 114만2천원, 부부 기준 184만8천원이었다.

조사 대상의 51.6%는 이런 생활비를 본인과 배우자의 기초연금을 통해 마련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또 기초연금은 84.1%가 1순위로 식비에 사용한다고 답했다.

조사 대상의 89.31%는 기초연금이 '생활에 도움이 된다'고 했으며, 75.7%는 현재의 기초연금 수급액에 만족했다.

기초연금은 노인의 노후소득을 보장하기 위해 기초노령연금을 확대 개편해 2014년 7월 도입됐다.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재산을 환산한 소득인정액이 정부가 매년 정하는 선정기준액 이하인 70%의 노인들에게 지급한다. 올해 기준으로 신청 가구의 소득인정액(소득평가액과 재산의 소득환산액을 합산한 금액)이 단독가구 월 180만원, 부부가구 월 288만원 이하이면 기초연금 지급 대상자가 된다.

올해 8월말 현재 기초연금 지급 대상자는 628만명이다.

기준이 되는 최대지급액은 올해 노인 단독가구 기준 30만7천500원이다. 다만, 국민연금 수령액과 배우자의 기초연금 수급 여부, 소득인정액 수준 등에 따라 기초연금이 일부 감액될 수 있다. 부부가구 월 최대 연금액은 49만2천원이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경기자 khk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