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청, 중국에 단속 협조 요청…해군과 합동단속도 예고
꽃게철 되니 중국어선 또 기승…서해 NLL서 110척 조업
인천 연평어장의 가을어기(9∼11월) 꽃게 조업이 한창인 최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 매일 100척이 넘는 불법 중국어선이 출몰하고 있다.

19일 중부지방해양경찰청 서해5도 특별경비단에 따르면 이달 들어 서해 NLL 해상에서 불법조업을 한 중국어선은 하루 평균 116척에 이른다.

지난해 10월 하루 평균 81척의 중국어선이 서해 NLL에 머문 것과 비교하면 43.2% 늘어난 규모다.

가을 어기 꽃게철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 8월에는 서해 NLL 해상에서 불법조업을 한 중국어선은 매일 46척에 그쳤다.

그러나 금어기가 끝나 꽃게 조업을 재개한 지난달 하루 평균 102척으로 늘더니 이달 들어 더 증가했다.

이는 중국 자체 금어기가 지난 8월 말 끝나자 랴오닝성(遼寧省) 단둥(丹東)항과 다롄(大連)항에서 출항한 중국어선이 서해 NLL로 몰렸기 때문이다.

지난 8일에는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서해 NLL을 침범한 뒤 불법 조업을 한 중국어선 2척이 해경에 나포되기도 했다.

꽃게철 되니 중국어선 또 기승…서해 NLL서 110척 조업
보통 중국어선은 북한 당국에 돈을 주고 허가를 얻어 서해 NLL 북측 해역에 머물다가 야간이나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우리 어장 쪽으로 내려와 불법조업을 한다.

서해5도 특별경비단 관계자는 "1년 내내 서해 NLL 해상에 머무르는 '3무 어선'(무허가·무등록·무검사)에 금어기 해제 후 출항한 중국어선까지 더해져 지난달부터 불법조업이 늘었다"고 말했다.

저인망 중국어선까지 금어기를 끝내고 지난 16일부터 서해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허가 수역에서 본격적으로 조업을 시작함에 따라 앞으로 서해상에 불법 중국어선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연평도 등 서해 5도 인근에는 해경의 500t급 중형 경비함정 3척과 특수기동정 4척이 배치돼 있다.

해경은 또 중국어선의 선박자동식별장치(AIS) 신호 등을 토대로 중국 당국에 단속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해경청 관계자는 "보통 서해 NLL 북쪽 해상에 머무르는 중국어선은 AIS를 켜지 않는데 지난달 백령도 위쪽에 있던 중국어선이 AIS를 켰다"며 "AIS 신호를 통해 해당 중국어선의 식별번호를 파악해 중국에 통보했고 단속했다는 연락도 받았다"고 말했다.

해경은 앞으로 중국어선이 더 늘면 서해 NLL 해상에서 해군과 합동 단속을 벌이거나 경비함정 여러 척으로 기동 단대를 꾸려 대응할 방침이다.

해경청 관계자는 "최근에는 해경의 등선을 막기 위해 방해물을 설치하거나 극렬하게 저항하는 중국어선은 많이 줄었다"며 "그래도 성어기에 중국어선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적극적으로 단속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