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세 판할 '최고령', 44세 스킬로니 '최연소'…개막 기다리는 32개국 사령탑

[월드컵 D-30] ②조국과 맞설 벤투, 2연패 도전 데샹, 4번째인 케이로스
스포트라이트는 그라운드 안 22명의 선수를 향하겠지만 32개국 사령탑들도 그라운드에 풀어낼 지략을 준비하며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을 기다린다.

바히드 할릴호지치(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전 모로코 대표팀 감독과 드라간 스코치치(크로아티아) 전 이란 대표팀 감독처럼 팀을 본선에 올려놓고도 카타르에 못 가는 이들이 있을 만큼 사령탑들에도 월드컵은 쉽게 찾아오는 기회가 아니다.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한국 대표팀 감독은 2002 한일 대회가 선수로는 유일하게 출전한 월드컵이었다.

하지만 사령탑으로는 포르투갈 대표팀을 이끈 2014년 브라질 대회에 이어 카타르 대회가 두 번째 월드컵이다.

벤투 감독은 선수 시절 1992년부터 2002년 한일 월드컵까지 포르투갈 대표로 뛰었고, 감독이 돼서도 2010년부터 2014년까지 포르투갈 국가대표팀을 지휘했다.

현재 포르투갈 대표팀의 페르난두 산투스 감독 직전 사령탑이 바로 벤투다.

[월드컵 D-30] ②조국과 맞설 벤투, 2연패 도전 데샹, 4번째인 케이로스
벤투 감독은 카타르 월드컵 본선 조 추첨에서 한국이 포르투갈과 H조에 속하면서 조국에 칼을 겨눠야 하는 얄궂은 운명에 처했다.

벤투 감독이 선수 시절 포르투갈 국가대표로 뛴 마지막 경기는 한일 월드컵 조별리그 한국과 3차전이었다.

포르투갈은 박지성에게 결승골을 내주고 0-1로 져 결국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벤투 감독은 20년 전 조국을 울렸던 그 한국 대표팀을 이끌고 월드컵에서 조국과 맞서야 한다.

조 추첨 후 벤투 감독은 "포르투갈과 같은 조에 편성되지 않기를 바랐다.

한국 팬들도 내 마음을 이해할 것"이라며 솔직한 속내를 드러내고는 "경기가 시작되면 다른 경기와 마찬가지로 임할 것이다.

늘 그랬던 것처럼 최선의 전략을 선택해 싸우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카타르에서 조국을 넘어서야 하는 감독은 또 있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헤라르도 마르티노 멕시코 대표팀 감독이다.

멕시코는 C조에서 아르헨티나와 맞대결한다.

[월드컵 D-30] ②조국과 맞설 벤투, 2연패 도전 데샹, 4번째인 케이로스
한국, 멕시코를 포함해 자국 출신이 아닌 이방인 감독과 함께 카타르 월드컵을 치르는 나라는 9개다.

펠릭스 산체스(스페인) 감독이 지휘하는 카타르를 비롯해 쿠스타보 알파로(아르헨티나) 감독의 에콰도르, 존 허드먼(잉글랜드) 감독의 캐나다, 로베르토 마르티네스(스페인) 감독의 벨기에, 에르베 르나르(프랑스) 감독의 사우디아라비아, 카를로스 케이로스(포르투갈) 감독의 이란, 루이스 페르난도 산체스(콜롬비아) 감독의 코스타리카다.

이 중 4개국이 아시아 국가다.

[월드컵 D-30] ②조국과 맞설 벤투, 2연패 도전 데샹, 4번째인 케이로스
디디에 데샹 감독은 조국 프랑스와 함께 대회 2연패 및 2회 연속 우승 감독이라는 역사에 도전한다.

데샹 감독은 4년 전 러시아에서 프랑스의 역대 두 번째 우승을 지휘했다.

프랑스가 1998년 자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사상 첫 우승을 차지했을 때 대표팀 주장이었던 데샹은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월드컵 우승을 경험한 세 번째 축구인이 됐다.

앞서 브라질의 마리우 자갈루가 선수로 두 차례(1958년·1962년), 감독으로 한 차례(1970년) 월드컵 우승을 이뤘고 독일의 프란츠 베켄바워가 1974년 선수로, 1990년 감독으로 월드컵 우승을 기쁨을 누렸을 뿐이었다.

월드컵에는 직전 대회 챔피언의 부진이라는 징크스가 있지만 데샹 감독은 카타르에서 사령탑으로 2회 연속 우승 꿈을 꾼다.

월드컵에서 2회 연속 우승을 지휘한 감독은 이탈리아의 비토리오 포초(1934, 1938년)뿐이다.

두 번 우승한 감독도 포초가 유일하다.

[월드컵 D-30] ②조국과 맞설 벤투, 2연패 도전 데샹, 4번째인 케이로스
카타르 월드컵 사령탑 중 최고령은 1951년생인 루이스 판할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이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네덜란드를 3위에 놓은 판할 감독은 사령탑으로 두 번째 월드컵을 맞는다.

최연소 사령탑은 판할 감독보다 스물일곱 살 어린, 1978년생의 리오넬 스칼로니 아르헨티나 감독이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 호르헤 삼파올리 감독이 이끈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수석코치로 참가했으나 감독으로 월드컵을 치르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카타르 월드컵 사령탑 가운데 월드컵 최다 출장 감독은 올해가 네 번째인 이란 대표팀의 케이로스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에서 조국 포르투갈을 지휘했던 케이로스 감독은 2014년 브라질, 2018년 러시아 대회에서는 이란 대표팀을 이끌었다.

그리고 스코치치 감독이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 올려놓은 이란 대표팀의 감독으로 지난달 선임돼 4회 연속 월드컵에 감독으로 출전하게 됐다.

역대 월드컵 최다 출장 사령탑은 5개국 대표팀을 이끌고 6번이나 참가했던 카를루스 아우베르투 파헤이라(브라질) 감독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