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뚜렷한 반등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공매도 공포심리가 커지고 있다. 공매도로 이어지는 대차거래가 크게 늘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단기 수익을 노리려면 공매도 후 나타나는 쇼트커버링을 노려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대차거래 주식, 연중 최고치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주식 대차잔량은 20억9020만 주로 집계됐다. 주식 대차잔량은 지난달 26일 2년2개월 만에 20억 주를 넘어선 이후 이달 14일 20억9206만 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에도 2년 만의 최고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대차거래는 기관에 주식을 일정 기간 대여하는 거래를 말한다. 국내에서 공매도하려면 대차거래가 필수다. 대차잔액이 늘었다는 것은 공매도 투자자가 증가했다는 의미다.
코스피200 종목은 최근 공매도 거래 비율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13일 기준 코스피200 종목의 거래량 대비 공매도 비율은 11.0%로 나타났다. 이는 2019년 8월 23일(12.5%) 후 가장 높은 비율이다.

하루평균 공매도 거래량도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10월 1~17일) 유가증권시장 하루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5597억원으로 지난달(4906억원) 대비 14.08% 늘었다.

공매도가 증가하면서 증시 추가 하락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침체 등으로 증시 약세장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공매도 거래 금지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공매도가 급증한 뒤 1~3개월 후 높은 확률로 반등한 점을 고려하면 내년 초 이후 주식 매수 기회가 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쇼트커버링 올 종목 미리 ‘찜’

전문가들은 단기 차익을 노리려면 공매도 후 쇼트커버링이 유입되는 종목을 매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쇼트커버링은 공매도한 주식을 갚기 위해 다시 사는 환매수를 말한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코스피200 종목 중 롯데관광개발은 공매도 잔액률이 9.1%로 가장 높았다. 이어 두산퓨얼셀(6.4%) 호텔신라(5.8%) HMM(5.7%) OCI(5.0%) 등의 순서다. 코스닥150 종목 가운데서는 LX세미콘이 6.6%로 가장 높았다. 이어 셀리버리(6.2%) 씨아이에스(6.1%) 등의 순이었다.

전문가들은 11~12월 쇼트커버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공매도 청산 시기가 다음해로 넘어가면 공매도 투자자는 빌린 주식의 배당수익까지 함께 갚아야 하기 때문이다. 공매도 거래의 70~80%를 차지하는 외국인도 대부분 이 시기에 공매도 포지션 청산에 나선다는 설명이다.

김종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잔액은 연말이 다가오면 투자가들의 배당권리 반환 및 수익 확정으로 쇼트커버링이 발생해 차차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며 “공매도 비율이 높은 종목을 미리 선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