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1차전에서 5⅔이닝 4실점…"다음 기회엔 꼭 만회"
'PS 첫 등판의 아쉬움' 엄상백 "다들 초인적인 힘을 내던데"
"다른 투수들 보면 포스트시즌에서 초인적인 힘을 내던데…."
엄상백(26·kt wiz)은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이 끝난 뒤 '평소보다 부진했던 투구'를 자책했다.

17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만난 엄상백은 "생애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등판했는데 떨리지 않았다.

그런데 체력이 떨어졌는지, 내 공이 좋지 않았다"며 "아쉽게 첫 등판이 끝났다"고 복기했다.

엄상백은 16일 고척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준PO 1차전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8피안타 4실점 했다.

엄상백이 패전투수가 되지는 않았지만, kt는 1차전에서 4-8로 밀렸다.

그는 "내 공이 좋지 않은 것도 있지만, 키움 타자들이 뭔가 알고 때리는 기분이었다"며 "그만큼 상대가 나를 세밀하게 분석한 것 같다.

내가 경기 초반에 실점했고 결국 팀이 패했다.

아쉽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엄상백은 이강철 kt 감독이 꼽는 '올 시즌 가장 성장한 투수'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팀 내 입지도 완전히 달라졌다.

2021년 7월 전역한 엄상백은 그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단 한 번도 등판하지 못한 채 한국시리즈를 마쳤다.

kt의 창단 첫 우승을 동료들과 함께 기뻐했지만, 포스트시즌 마운드에 서는 경험은 하지 못했다.

'PS 첫 등판의 아쉬움' 엄상백 "다들 초인적인 힘을 내던데"
올해는 다르다.

엄상백은 선발과 중간을 오가다가 8월 초에 '붙박이 선발'로 자리 잡았다.

올해 정규시즌 성적은 11승 2패 평균자책점 2.95다.

승률 1위(0.846)에 오르며, 개인 첫 타이틀도 획득했다.

시속 150㎞를 넘나드는 빠른 공을 던지는 사이드암인 엄상백은 올해 11월 열리는 'MLB 월드 투어: 코리아 시리즈 2022'에 대표로 선발되기도 했다.

이강철 감독은 엄상백을 준PO 1차전 선발로 일찌감치 내정했다.

엄상백이 올해 정규시즌에서 키움에 4경기 2승 평균자책점 2.20으로 강했던 점도 고려했다.

엄상백은 "그냥 날짜가 맞아서 준PO 1차전 선발로 등판한 것"이라며 "다른 투수들을 보면 포스트시즌에서는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서 정규시즌 때보다 잘 던지곤 하던데 나는 오히려 더 부진했다.

첫 포스트시즌 등판의 영광보다는 '나는 아직 부족하다'는 걸 느꼈던 하루"라고 몸을 낮췄다.

kt는 17일 2차전에서 웨스 벤자민(7이닝 5피안타 무실점)과 박영현(2이닝 무피안타 무실점)의 역투로 키움을 2-0으로 꺾었다.

아쉽게 포스트시즌 첫 등판을 마친 엄상백에게 '또 한 번의 등판 기회'가 올 가능성이 커졌다.

엄상백은 "열심히 준비하겠다.

기회를 주신 감독님과 코치님, 늘 도움을 주는 동료들을 위해 만회하고 싶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