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시 주석 업무보고서에 '국지전 승리' 표현 재등장"
"시진핑 '강대한 전략 억지력 체계 구축'은 전략핵 증강"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중국군의 현대화를 강조한 가운데 핵전력 증강을 시사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시 주석은 16일 당 대회 개막식 연설에서 "군 전략의 지침을 혁신하고 인민 전쟁의 전술과 전략을 개발하며 강대한 전략적 억지력 체계를 구축하고 전투 지향적인 군사 훈련을 심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군사 평론가 쑹중핑은 17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강대한 전략적 억지력 체계 구축'은 전략핵 역량을 언급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략핵은 전쟁을 방지하기 위한 필수적인 전략 지원이기 때문에 우리는 전략핵 역량을 향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싱가포르국립대 리난 방문 연구원도 "'강대한 전략적 억지력 체계'는 핵 억지력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러시아가 4천기 이상의 핵탄두를 보유한 반면 중국은 최근까지도 약 200∼300기의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미 국방부는 중국의 핵탄두가 2027년 700기, 2030년 최소한 1천기로 늘어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는 지난달 27일 발간한 '미중 전쟁 위험 관리: 통합된 억지 전략의 이행' 보고서에서 중국군이 핵무기 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반면 미국은 핵무기 통제에 대한 약속 등으로 핵 패권을 유지하는 게 어려워 중국과 핵무기 경쟁을 벌이는 것은 헛된 일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아울러 당 대회 개막식 직후 배포된 시 주석의 업무보고서 전문에는 앞서 인민대회당에서 진행된 시 주석의 연설에는 없었던 "국지전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표현이 들어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짚었다.

업무보고서는 "우리는 신속히 군사 작전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하고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며, 위험과 분쟁을 통제·억지하고 국지전에서 승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SCMP는 "국지전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전쟁 승리를 강조하면서도 전쟁의 규모는 특정하지 않았던 2017년 19차 당 대회 업무보고서와 지난해 채택한 3차 역사 결의와 대비된다"며 "해당 표현의 재등장은 인민해방군이 소규모 전쟁에 집중할 것임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이 대만에 대한 무력사용 포기를 절대 약속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남중국해에서 여러 국가와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해당 표현이 재등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민해방군의 국지전 승리 역량에 대한 시 주석의 언급은 2012년 12월 그가 권력을 장악한 직후 옛 광저우 군사 지역을 방문했을 때 한 연설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당시 군대는 정보전의 조건 아래 국지전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말했으며 이는 군사 전략에서 정보와 데이터, 전자 자원의 활용을 늘리는 것이라고 SCMP는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