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AI 언어모형 기반 인플레이션 어조지수 개발
어조지수 고점→시차 두고 소비자물가 고점으로 나타나
뉴스로 AI 훈련시켰더니…1∼2분기 뒤 물가 변동 예측 가능
인공지능(AI)으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관련 뉴스 기사를 분석하는 모델을 만들면 향후 1∼2분기 뒤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추세를 예측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적용하면 우리 경제의 4분기 물가 상승률이 소폭 하락할 가능성이 있지만, 정점을 지났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예측됐다.

한국은행은 17일 '인공지능 언어모형을 이용한 인플레이션 어조지수 개발 및 시사점'(BOK 이슈노트)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인공지능 언어모형(AI language model)을 이용, 뉴스기사에 반영된 인플레이션 어조(語調)를 측정해 실제 물가 전망에 활용할 수 있는지를 점검했다.

구체적으로 지난 20년간 물가 관련 키워드로 조회되는 188건의 뉴스 기사 6천406만개 문장을 수집했다.

인간이 이중 5천개 뉴스기사 문장을 인플레이션 어조 기준으로 상승과 중립, 하락으로 분류했고, 이 기준으로 AI를 훈련해 전체 기사를 대상으로 인플레이션 어조지수를 산출했다.

측정 결과 인플레이션 어조지수는 인플레이션 전망에 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어조지수의 고점 또는 저점은 소비자물가 상승률 고점 내지 저점을 1∼2분기 시차를 두고 선행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인플레이션 어조지수는 1분기 0.519에서 2분기 0.561로 상승했다가 3분기 0.303으로 하락했다.

한은 관계자는 "2분기 어조지수가 상승했다가 3분기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어조지수가 1∼2분기 선행하는 만큼 실제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4분기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9∼10월 데이터를 통해 어조지수를 산출한 결과 다시 소폭 상승하는 것으로 나오는 등 불확실성이 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정점을 지났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부연했다.

뉴스로 AI 훈련시켰더니…1∼2분기 뒤 물가 변동 예측 가능
어조지수는 또 소비자물가, 생산자물가, 수입물가, 기대인플레이션율 등 물가 관련 모든 키워드를 포함한 뉴스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생산자물가지수나 기대인플레이션율 등 한 개 변수만으로 분석하는 것보다 더 정확하게 인플레이션을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한은은 경제·금융 분야에 특화된 인공지능 언어모형을 개발해 텍스트 분석의 정확도를 보다 개선할 계획"이라며 "이 모형의 성능이 검증되면 일반 연구자도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개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