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부 뉴저지주(州)의 경제·문화 중심지로 꼽히는 포트리의 '포트리 커뮤니티 센터'에서는 16일(현지시간) 한복의 날 기념식이 열렸다.
뉴저지주는 지난해 미국 50개 주 중에서 최초로 한복의 날을 기념하겠다는 결의를 채택해 선포한 주다.
지난해 열린 첫 번째 한복의 날 기념식은 뉴저지 북부에 위치한 소도시 테너플라이의 공원에서 개최됐지만, 올해는 장소를 인근 대도시인 포트리로 옮겨 확대된 규모로 진행됐다.
특히 미국 동부 최대의 코리아타운으로 유명한 포트리는 이날 기념식에서 미국에서 다섯 번째로 매년 10월 21일을 한복의 날로 기념하겠다고 선포했다.
10월 21일은 한국에서 시행되는 한복의 날과 같은 날이다.
이날 기념식에는 뉴저지를 지역구로 하는 조시 고타이머 연방 하원의원이 조선시대 왕의 복장을 하고 참석했다.
행사에 직접 참여하지 못한 미국의 정치인들은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연방 상원 외교위원장인 밥 메넨데스 의원(민주·뉴저지)은 "한국계 미국인들은 다양성 강화라는 차원을 뛰어넘어 미국의 문화를 풍요롭게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새로운 세대들에게 역사를 알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메넨데스 의원은 외교위원장으로서 한국 등 동맹과의 관계를 중요시하고, 중국의 강압적인 외교정책에 반대하는 중진 의원이다.
해외에서 열리는 한복의 날 기념식에 한국에서도 관심이 적지 않았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뉴저지에서 열린 한복의 날 기념식의 의미는 너무나 크다"면서 "다른 나라의 문화를 인정하고 기념하는 (뉴저지주의) 모범적인 행동에 감사한다"는 축사를 보냈다.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재단도 미국에서 열린 한복의 날 행사의 성공을 위해 한복에 대한 고증 등 도움을 줬다.
뉴저지가 한복의 날 행사를 하게 된 것은 미국 동부를 중심으로 한 청소년 단체 재미차세대협의회(AAYC)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AAYC는 중국에서 김치와 한복이 자신들의 문화라는 억지 주장을 펴고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고 지난해 초 테너플라이시에서 운동을 벌여 미국 최초의 한복의 날 제정을 성사시켰다.
이어 뉴저지 주지사까지 설득해 주 정부 차원에서 한복의 날을 기념하게 만들었다.
브라이언 전 AAYC 대표는 "2회 한복의 날 기념식에 많은 정치인과 교육자들이 한복을 입어 훨씬 의미가 있는 행사가 됐다"면서 "'코리언 한복'(Korean Hanbok) 이 고유명사가 될 때까지 전 세계로 한복의 날 제정을 확산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