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 일몰 도래하는 건보 국고지원…노동계·정치권 영구 지원 요구
감사원 "건보 외부 통제 강화해야"…기금화 주장도
건강보험 적자 끊으려면…국가 기금화 vs 영구 국고지원
국민건강보험 재정 고갈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향후 재정 관리 방식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린다.

일각에서는 올해 말로 일몰이 예정된 국고지원을 영구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지만, 건강보험을 국가 기금으로 두고 외부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 올해 말 건보 국고지원 종료…"영구 국고지원·자율성 보장해야"
16일 기획재정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건강보험 국고지원 기간은 올해 말로 일단 끝난다.

현행법상 건강보험 국고지원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효력이 사라지는 일몰제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일몰 도래를 계기로 아예 국고지원 일몰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건강보험의 안정적 유지는 국가의 책무인 만큼, 영구적으로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로 못을 박아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등 노동계는 정부의 항구적 지원을 법제화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으며, 건강보험공단 역시 최근 국정감사 업무보고를 통해 한시적 지원 규정 폐지를 위한 법 개정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도 국고지원 일몰 규정을 삭제하고 지원 규모를 지금보다 늘리는 내용의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더불어민주당 기동민·정춘숙·이정문 의원 등 대표 발의)이 다수 발의됐다.

현행법은 매년 예산의 범위에서 해당 연도 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14%에 상당하는 금액(건강증진기금 지원분은 예상 수입액의 6%)을 국고에서 지원하도록 하는데, 지원 기준을 예상 수입에서 실제 전전 연도 수입·지출로 바꾸고 지원 비율도 상향하자는 것이다.

재정 운영 측면에서도 건강보험의 특수성을 고려해 의사결정의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만만치 않다.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는 당사자(보험자·가입자·공급자) 간 자치 원칙에 따라 건강보험 운영은 외부 통제 없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건강보험 재정이 국회나 재정 당국의 통제를 받게 되면 자율적 의사결정 과정이 훼손되고, 이익단체 등의 입김으로 보험료 조정 등 과정에서 파행을 겪게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건강보험 적자 끊으려면…국가 기금화 vs 영구 국고지원
◇ 감사원 "외부통제 강화 필요성" 지적…"건강보험 기금화해야"
반면 건강보험 관련 의사결정이 부처 위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외부 통제장치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건강보험은 당장 내년을 기해 적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됐으며, 6년 뒤인 2028년엔 적립금이 바닥나게 된다.

이대로 가면 결국 보험료 인상과 대규모 재정 투입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현행 제도를 그대로 유지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현재 건강보험요율을 비롯한 건강보험 관련 정책은 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서 심의·의결하는데, 사실상 복지부가 안건 상정과 통과 과정 전반을 주도하는 구조다.

요양급여 기준 변경의 경우 아예 건정심 의결 없이 복지부 고시만으로 변경이 가능하며, 올해 8월 발족한 건강보험 재정개혁 추진단 역시 복지부 내부 인사만으로 구성된 상태다.

감사원에서도 올해 7월 감사를 통해 건강보험 재정과 관련한 견제 장치가 사실상 전무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감사원은 "건강보험은 준조세적인 성격을 가지며 국민 대부분이 건강보험 가입자인데도 재정 의사결정은 복지부와 복지부 소속인 건정심 위주로 이뤄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건강보험 가입자와 국민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외부 통제장치가 없다는 문제점이 있어 외부 통제를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건강보험을 기금화해 운영 계획 수립이나 결산 과정에서 국회의 심의·의결을 거치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기금을 설치하고 복지부 장관이 관리·운영하도록 하는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도 국회에 발의돼 있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은 "건강보험을 기금화함으로써 국회의 통제를 가능하게 하고, 재정 운용의 투명성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제안 이유를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