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감산 후 미국과 갈등' 사우디와 에너지 협력 강화 추진
러 "사우디와 석유화학 공동프로젝트 희망…원전입찰도 참여"
러시아가 최근 석유 감산 결정 이후 미국과 갈등 중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석유와 원자력 등 에너지 분야 협력을 강화하길 희망한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스푸트니크,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부총리는 사우디아라비아 매체 아샤르크TV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그리고 러시아 기업들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양국에서 석유화학 분야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데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노박 부총리는 또 러시아 국영 원전기업 로사톰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첫 번째 원자력발전소 건설 사업의 입찰에 참여하기로 하고 관련 서류를 조만간 제출할 예정이라고도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5일 OPEC 플러스(OPEC+) 산유국들의 대규모 감산 결정 이후 미국으로부터 러시아의 전쟁을 도왔다는 비판을 받는 등 미국과 갈등을 겪고 있다.

미국은 이번 감산 결정이 러시아의 석유 수출 실적을 늘림으로써 러시아에 대한 제재 효과를 무력화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를 재고하겠다는 의향까지 비치고 있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는 감산 결정은 특정 국가의 편을 든 것이 아니라 순전히 경제적 맥락에서 내려진 결정이라고 반박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으로의 에너지 수출길이 막히자 중국, 인도, 튀르키예(터키) 등 국가로의 수출을 늘리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국가도 싸게 사들인 러시아산 원유를 되팔아 이익을 거두고 있다.

또한 러시아는 최근 독일로 이어지는 주요 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1·2에서 누출 사고가 발생하자 튀르키예에 새로운 가스 공급 허브 구축을 추진하는 등 서방 제재에 맞서기 위한 협력 관계 구축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한편 노박 부총리는 올해 러시아의 석유 수출량이 전년보다 8%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에너지 수출길을 아시아-태평양 지역, 아프리카, 중남미 등으로 다변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