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권생물자원관 "섬·연안 생태계 아열대화 증거"
국내 섬·연안 생물자원 중심 연구기관인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지난 6월 울릉도에서 아열대성 및 부착성 해양미생물 출현을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는 아열대성 해양 미생물종의 점진적 북상과 한반도 섬·연안 생태계 아열대화의 생물학적 증거가 될 수 있는 것으로 자원관은 보고 있다.

출현생물은 해양 부착성 와편모류인 오스트레오프시스(Ostreopsis)라는 종류로 주로 대형해조류에 부착하며 열대 및 아열대 해역에 서식한다.

와편모류는 운동 방향이 다른 두 개의 편모를 가진 단세포 생물로 우리나라 연안에 연중 흔하게 출현하는 유·무해성 적조를 발생시키는 분류군으로 미래 유용 생물자원으로서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1년 제주에서 처음 보고된 이후 제주를 중심으로 점차 남해안 일대 및 동해 울진까지 확인됐으며 기후변화에 의한 수온 상승으로 그 분포범위가 점차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울릉도 남양항에서 실제로 발견돼 국내 출현 사례 중 가장 높은 위도상에 확인됐다.

기존 국내 출현 종과의 정확한 비교를 위해 유전자분석을 실시한 결과 제주도와 추자도 그리고 포항 연안에서 출현한 종과 같은 유전자 타입으로 나타났다.

국내 보고됐던 이들의 대부분이 해조류에 부착돼 발견됐던 반면 이번 출현 확인은 수중 내 부유 상태로 발견됐다는 차이가 있다고 자원관은 전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아열대성 해양 미생물종의 분포범위가 점진적으로 북상하고 있으며, 한반도 섬·연안 생태계가 아열대화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생물학적 증거가 될 수 있다.

출현 원인으로는 쿠로시오 지류인 대마난류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기후변화에 의한 수온 상승 및 난류의 확장 등에 의한 국내 유입과 정착 가능성이 있다고 자원관은 예측했다.

도서생물자원연구실 최경민 실장은 "이번 섬 조사를 통해 확보한 오스트레오프시스의 표본과 유전정보는 기후변화에 의한 수온상승과 국내 섬·연안 생물다양성 변화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