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형 신재생에너지 가치보상체계 도입 제안

제주에서 신재생에너지 발전 시설을 일시적으로 멈추는 출력제한을 하면 지역화폐 개념의 토큰으로 보상하자는 전문 기관의 제언이 나왔다.

태양광·풍력 남아도는 제주…"출력 멈추면 토큰으로 보상"
13일 제주도에 따르면 사단법인 넥스트는 '제주형 가치보상체계도입방안 연구용역'을 통해 제주형 신재생에너지 토큰(RE 토큰)을 도입해 출력제한에 따른 손실을 간접적으로 보상하자고 제안했다.

제주에서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으로 전기가 초과 생산되고 있지만, 남는 전기를 처리하지 못해 풍력 및 태양광 발전시설의 가동을 일시 중단하는 출력 제한을 시행하고 있다.

초과 공급된 전기를 전력망에 그대로 흘려보내면 과부하가 발생하고 심하면 정전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현재 제주에서는 전체 전력 사용량의 30% 가량을 육지에서 끌어오고, 70% 가량은 도내에서 자체 생산하고 있다.

근래들어 신재생에너지 발전이 늘면서 도내 화력 발전 시설 생산량은 최저 수준에 맞추고 있다.

화력 발전을 더 줄이고 신재생에너지를 더 늘리고 싶지만 날씨에 크게 의존하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특성상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에 화력-신재생 비중을 적절히 유지하고 있다.

초과 생산 전력을 보관하는 기술은 아직 상용화되지 못했다.

연도별 풍력발전 출력제한은 지난해 64회, 2020년 77회, 2019년 46회다.

올해부터는 공공시설인 풍력발전 외에 민간시설인 태양광발전 시설에 대해서도 출력을 제한하고 있다.

용역진은 현재 도입 중인 신재생에너지 의무발전 인증서(REC)를 RE 토큰으로 대체하고 관광수요와 연계해 지역화폐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제안했다.

REC는 정부에서 발행하는 것으로 인증서 거래 시장에서 거래가 가능하다.

용역진은 신재생에너지 발전업체 측에서는 기존 전력을 팔아 벌어들이는 수익 외에 RE 토큰으로 추가 수익을 낼 수 있고, 제주도 입장에서는 관광수요를 창출하고 지역 상권을 활성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용역진은 제주도 주도로 전력 경매 시장을 개설하고 재생에너지 발전사업 허가 권한을 확보할 것도 제시했다.

용역진은 RE 토큰 전환 등을 위한 예산 확보 방안으로 초기 도비 지원 및 제주도 조례 개정을 통한 풍력자원 공유화 기금 저리 융자 등을 주문했다.

이후 토큰 거래소 운영 수익을 활용하거나 거래소 운영 수익 일부를 풍력자원공유화기금에 배당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제주에는 현재 태양광발전 설비용량 558㎿, 풍력발전 설비용량 295㎿가 있다.

이는 제주도 전체 발전설비용량의 48.1% 수준이다.

또 지난 5월 기준 절차 이행을 하거나 추진 중인 태양광 발전 설비는 220.8㎿, 풍력 발전 설비는 714.2㎿다.

향후 제주도의 '탄소 없는 섬'(CFI2030) 계획에 따라 태양광·풍력 발전은 더 늘어날 전망이며 이에 따른 출력제한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