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명령에도 프랑스 정유소 파업 계속…참여 노조 늘어나
프랑스 정부가 12일(현지시간) 파업이 길어지는 일부 정유소에 업무 복귀 명령을 내렸지만, 오히려 파업에 참가하는 노동조합이 늘어나고 있다.

프랑스 에너지부는 이날 미국 석유회사 엑손모빌의 프랑스 지사 에소가 북부 노르망디 지역에 운영하는 연료저장소 파업에 참여한 일부 직원들에게 업무 재개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올리비에 베랑 정부 대변인은 이날 국무회의를 마치고 개최한 브리핑에서 에소 연료저장소에 필수 인력이 복귀하면 앞으로 며칠 안에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베랑 대변인은 노사가 대화하지 않는 곳에서 필수 인력의 업무 복귀 명령을 할 수 있다며 북부에 있는 토탈에너지 저장소가 두 번째 타깃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프랑스에서 노동자가 파업할 권리는 헌법에 명시돼 있지만, 특수한 상황에서는 필수 서비스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최소 인력을 징발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강경 좌파로 분류되는 노동총동맹(CGT) 산하 토탈에너지와 에소 노조는 지난달부터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정유소를 폐쇄했고, 그 여파로 수도 파리 등에서 주유 대란이 빚어지고 있다.

운전자들은 소셜미디어(SNS)와 애플리케이션으로 필요한 연료를 구매할 수 있는 주유소를 찾느라 전전긍긍하고 있고, 영업하는 주유소 앞에는 대기행렬이 길게 늘어서 있다.

프랑스 정유소 7곳 중 6곳이 마비된데다 사재기까지 겹쳐 현재 전체 주유소의 31%에서 최소한 한 개 등급의 연료가 부족하고, 파리와 주변 지역으로 한정하면 그 비율이 44%로 올라간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토탈에너지 사측은 지금까지 정유소 봉쇄를 해제하겠다고 약속한 노조하고만 대화를 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오다 이날 모든 노조 대표를 만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CGT는 정부의 명령에 굴하지 않고 파업을 계속하기로 뜻을 모았고, 토탈에너지에 있는 다른 노조인 노동자의힘(FO)도 파업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