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오늘] 북한 '파워 엘리트' 산실…75주년 맞은 만경대혁명학원
북한 권력의 핵심 간부들을 양성해온 만경대혁명학원이 12일로 설립 75주년을 맞았다.

평양시 만경대 구역에 위치한 만경대혁명학원은 1947년 10월 12일 '혁명자유가족학원'이라는 이름으로 세워졌다가 이름을 바꾸었다.

설립 당시 김일성과 함께 항일 활동하다 사망한 항일 빨치산 자녀들을 교육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순직한 노동당 간부와 군인, 보안원(경찰) 등 유공자 자녀들을 교육하는 쪽으로 전환됐다.

이후 남포혁명학원이 김일성의 어머니인 강반석의 이름을 딴 강반석혁명학원으로 개칭돼 여학생을 교육하고 만경대혁명학원은 남학생만 가르치는 식으로 분리됐다.

국방성 소속의 만경대혁명학원은 초기에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에 해당하는 과정이 있었으나, 현재는 남쪽의 중·고등학교 6년 과정으로 바뀌었다.

사회, 정치, 수학, 물리학, 화학, 외국어 등 기초 과정과 군사 및 국제기구의 엘리트 간부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군사교육도 실시하고 있으며 기숙사 생활을 한다.

졸업생들은 군 복무 후 김일성종합대학, 김일성군사종합대학 등 명문대에 우적선으로 진학할 수 있고 당·정·군 초급간부로 기용된다.

[한반도의 오늘] 북한 '파워 엘리트' 산실…75주년 맞은 만경대혁명학원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비롯해 강성산 전 총리, 전병호 전 당비서, 김환 전 부총리, 연형묵·오극렬 전 국방위 부위원장, 김광진 전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 처형된 장성택 등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북한 권력의 핵심에서 역할을 한 대다수가 이 학원 출신이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의 후계자 시절에 그의 교육을 책임진 것으로 알려진 만경대혁명학원 출신 현철해 국방성 총고문은 김정일과 김정은 권력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2일 "인민군대를 오직 수령의 영도만을 받드는 충실한 혁명적 당군으로 강화 발전시키는 성업에 헌신하여 온 현철해(전 국방성 총고문) 동지의 삶은 얼마나 고귀한 것이었던가"라며 만경대혁명학원 졸업생의 역할을 부각했다.

이 신문은 "연형묵 동지의 한 생도 당과 혁명을 위하여 모든 것을 다 바친 혁명가의 귀중한 본보기적인 한 생이었다", "나라의 국방력 강화에 특출한 공적을 남긴 일군으로 살아있는 박송봉(전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 동지가 자서전에 새긴 글줄들이 눈앞에 어려온다" 등 주요 졸업생을 찬양하는 글을 실었다.

또 김혁, 심창완, 최상벽, 위창진, 김일진, 김혁남 등 다른 졸업생의 업적도 일일이 나열해 눈길을 끌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만경대혁명학원을 부각함으로써 김정은 체제가 혁명 전통을 이어받은 정통성 있는 정권이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