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오늘] 노동당 창건일 맞아 국방력·민생 강화 메시지
10월 10일은 북한의 지배 정당이자 사실상 유일 정당인 조선노동당 창건일이다.

노동당은 1945년 10월 10∼13일 평양에서 열린 '조선공산당 서북5도 당책임자 및 열성자 대회'에서 친소련파 공산당원을 중심으로 설립된 '조선공산당 북조선분국'을 모태로 한다.

조선공산당 북조선분국은 1945년 12월 17∼18일 진행된 제3차 중앙확대집행위원회에서 김일성을 책임비서로 선출했으며, 이후 명칭을 '북조선공산당'으로 변경했다.

이듬해 8월 말 조선신민당과 통합하면서 '북조선로동당'으로 이름을 바꾼 뒤 1949년 남조선로동당과 합당해 '조선노동당'이 됐다.

통치권력이 집중된 노동당의 창건일 전후 나타나는 북한 측의 움직임은 사실상 향후 정책 방향을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가 된다.

실제 북한은 1980년 10월 10일 10년 만에 소집된 제6차 당대회에서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방안'을 제시하는 등 노동당 창건일을 전후해 주요 정책 방향을 제시해 왔다.

이 당 대회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당 중앙군사위원에 선출되면서 공식 데뷔하는 자리가 되기도 했다.

김정일은 1997년 당 창건일 직전 당 총비서로 추대됐다.

작년 10월 10일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처음으로 당 창건일 기념 강연회를 열고 앞으로 5년 안에 주민 의식주 문제를 기본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올해 당 창건일에도 남새(채소) 재배지인 함경남도 함주군 연포지구의 연포온실농장 준공식에 참석, 대규모 온실농장 건설을 장려하는 등 주민 생계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음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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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 2면부터 8면까지 김 위원장이 '전술핵운용부대 훈련'을 지도·참관한 기사와 사진을 대대적으로 게재했다.

북한이 보유한 각종 화력을 시위함으로써 노동당이 견지하는 국방건설 우선 노선의 정당성을 대내외에 과시한 셈이다.

북한은 미국 핵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가 부산에 입항한지 이틀 후인 지난달 25일 단거리탄도미사일(SRMB) 발사를 시작으로 일본 상공을 통과한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등 최근까지 12발의 미사일을 발사하며 발전한 군사력을 시위했다.

김 위원장이 2018년 4월 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경제·핵무력 병진 승리'를 선언한 이후 잠잠하던 병진 노선을 이어가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중요한 경축일에 경제적으로 지도자 업적을 보여줄 게 없으니 군사력이 유일하게 보여줄 수 있는 내러티브인 것 같다"며 "'경제 및 핵'이 아니라 핵을 앞세우는 '핵 및 경제' 병진노선을 통해 체제 유지와 안녕을 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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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