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 미생물이 수소를 먹고 메탄을 배출하면서 행성 환경을 더 악화해 자멸의 길로 빠져들었을 것으로 제시됐다.
프랑스 소르본대학의 보리스 소테레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약 40억년 전 고대 화성의 환경과 '메탄생성 수소영양 박테리아'(methanogenic hydrogenotrophs) 간 상호작용을 컴퓨터 모델로 분석해 얻은 이런 연구 결과를 과학 저널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에 발표했다.
네이처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수소를 영양분으로 삼아 생활하며 메탄을 배출하는 메탄생성 수소영양 박테리아는 지구의 초기 생명체 중 하나로 시뮬레이션 결과, 표면에 물을 갖고 있었던 고대 화성에서도 방사선이 닿지 않는 표면 아래에는 지구처럼 생태계를 구축했을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이 박테리아들이 이산화탄소가 많은 화성의 옅은 대기에서 수소를 흡수함으로써 행성의 기온을 200℃ 가까이 끌어내리며 서식 환경을 악화했으며, 표면 근처에 생명체가 있었다면 생존을 위해 땅속으로 더 깊이 내려갔을 것으로 분석됐다.
질소가 많은 지구 대기 환경에서는 화성에서와는 달리 미생물이 온화한 기온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 것으로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화성 표면 인근에서 메탄생성 수소영양 박테리아 흔적을 찾을 수 있는 곳으로 '헬라스 플라니티아(평원)'와 '이시디스 플라니티아', '예제로 크레이터' 등 세 곳을 꼽았다.
이 중 예제로 크레이터는 미국의 화성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호가 탐사를 진행하며 토양 및 암석 시료를 채취 중인 곳으로, 이 시료들은 2030년대 초반에 지구로 가져와 정밀 분석될 예정이다.
화성이 수백만 년 간 지속한 바다를 가진 습한 행성으로 출발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지적 외계생명체 탐사(SETI) 연구소'의 카베 팔레반 박사는 AP통신과의 회견에서 고대 화성에 생명체가 존재했다면 기후에 심대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평가하면서, 화성 기후 모델에 이번 연구결과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소테레 박사는 앞으로 화성 표면 아래 깊은 곳에 미생물이 아직도 살아서 움직이고 있을 가능성을 연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