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최하위 확정…내년부터 K리그2에서 경기
준비 부족·정치적 외풍에 흔들린 성남FC, 결국 4시즌만에 강등
정치적 외풍 속에서 분투하던 프로축구 시민구단 성남FC가 결국 4시즌 만에 K리그2(2부 리그) 강등의 아픔을 맛봤다.

성남은 9일 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파이널B 35라운드에서 김천 상무와 1-1 무승부에 그쳤다.

성남은 이날 패배로 최하위인 12위를 확정, 다음 시즌 K리그2에서 경쟁해야 하는 신세가 됐다.

올 시즌 성남은 시작부터 불안했다.

지방선거를 앞뒀던 성남은 예산 문제 등으로 시즌 준비에 차질을 빚었다.

기존 외국인 선수 중 스트라이커 뮬리치만 팀에 잔류한 가운데 새 외국인 선수 영입은 팔라시오스 1명에 그쳤다.

준비 부족·정치적 외풍에 흔들린 성남FC, 결국 4시즌만에 강등
수비수 권경원(감바 오사카)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권완규 등 베테랑 센터백을 여럿 영입했지만, 이들은 부상 등으로 제 몫을 하지 못했다.

골잡이 뮬리치가 극도로 부진했던 점은 성남에 큰 타격이었다.

지난 시즌 13골을 몰아친 그는 올해 태업 논란까지 불러일으키며 이날까지 7골에 그쳤다.

성남은 여름에 미드필더 밀로스, 공격수 심동운 등 알짜 선수를 영입하며 반등의 기틀을 다지려 했다.

밀로스의 정확한 패스 덕에 성남의 공격이 살아났다.

뮬리치도 다시 예전 모습으로 돌아가는 듯했다.

하지만 성남의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8월 하위권의 김천, 수원 삼성, FC서울과 3연전에서 연패하며 다시 무너졌다.

김남일 감독은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자진해서 사퇴했다.

그는 이미 시즌 초 사퇴 의사를 전달했으나 구단의 만류로 팀에 남은 터였다.

준비 부족·정치적 외풍에 흔들린 성남FC, 결국 4시즌만에 강등
후반기 들어 이재명 전 성남시장 시절 비리 의혹이 제기되면서 구단 사무실이 압수수색을 받는 등 구단 분위기는 걷잡을 수 없이 흔들렸다.

프로축구단 성남은 신문 스포츠면보다 사회면에 더 자주 이름이 오르내리는 신세가 됐다.

신상진 현 시장은 '구단 매각'까지 언급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성남은 정경호 수석코치 대행 체제에서 울산전 승리를 포함해 2연승을 달리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하지만 객관적인 전력의 차를 극복하지는 못했다.

선수단은 파이널 라운드 시작 전 9월 A매치 기간 강원 평창에서 전지훈련을 치르며 분위기를 다잡았으나 파이널B 첫 경기인 수원 삼성과 홈 경기에서 0-2로 졌다.

이 패배로 사실상 성남의 강등은 확정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성남 선수들은 이날 김천전에서 끝까지 치열하게 싸웠다.

하지만 '기적의 불씨'는 끝내 살려내지 못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