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러시아가 핵전쟁을 준비하기 시작했으며 전세계가 당장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해 "그들은 그들의 사회를 준비하기 시작했다"며 "매우 위험하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당장 핵무기를 사용할 준비가 돼 있진 않지만 관련해 의사소통을 시작했다"며 "그들이 핵무기를 사용할지 안 할지에 대해 (아직) 알지 못하지만 핵무기에 대해 언급하는 것조차도 위험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위협은 '지구 전체에 대한 위험'이기 때문에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유럽 최대 원자력 발전소인 우크라이나의 자포리자 원전을 점령해 핵전쟁으로의 걸음을 한발짝 내디뎠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자포리자 원전은 우크라이나 직원들이 운영하고 있지만 약 500명의 러시아군이 내부로 들어온 상태"라며 "세계는 러시아 점령군의 행동을 시급히 멈출 수 있다. 그들이 원자력 발전소를 떠나도록 하는 조치할 수 있다"며 외부 협력을 요청했다.

이번 인터뷰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핵전쟁으로 인한 인류 종말 가능성이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최고조에 이르렀다며 푸틴 대통령에게 경고한 직후 이뤄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앞서 국제사회에 러시아에 대한 '선제 타격'을 촉구한 것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번역 오류였다며 선제 타격을 요구한 적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전날 호주의 싱크탱크 로위 연구소와 한 영상 회의에서 러시아의 핵전쟁을 저지하기 위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역할과 관련해 "러시아의 핵 공격을 기다리기 전에 그들이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있도록 '선제 타격'(preventive strikes)을 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또 다른 세계대전을 시작하자는 호소"라고 지적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핵전쟁을 도발하려 했다고 비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당시 발언은 '공격'이 아니라 '제재'를 의미한 것으로 "우리가 '선제적 발차기'를 해야 한다"는 뜻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선제 타격) 번역 이후 러시아인들은 그들에게 유리한 방식대로 받아들였고, 다른 방향으로 다시 번역하기 시작했다"며 러시아가 논란을 조장했다고 비판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