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인근 훈련 우려…사전 보고 없어 국회 무시" vs ""보고 지적은 트집잡기"
'깡통 안보' 野발언에 사과 요구하며 4시간30여분 정회 후 속개
국회 국방위원회의 6일 합동참모본부에 대한 국정감사는 한미일 3국의 동해 미사일방어훈련을 둘러싸고 고성이 오가다 파행했다.

야당 의원들은 한미일 3국 군사훈련이 독도 인근 동해상에서 펼쳐지는 데 우려하고 이러한 민감한 훈련이 시작된 후에야 문자로 알린 것은 '국회 무시'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금 합참 국감장에 있는 국회의원이 합참이 보낸 문자도 아니고, 동료 의원 문자를 보고 알았다"며 "허수아비도 아니고 깡통 안보도 아니고 이런 상황에 국감 무슨 의미 있나"라고 질타했다.

여당 소속이지만 이헌승 국방위원장도 합참이 국회에 미리 3국 훈련을 보고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저도 (오후)2시 오십몇분에 문자를 받았다"며 "충분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문자로 알리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해 정식으로 문제 제기 한다"고 말했다.

설훈 민주당 의원은 "경악스러운 것은 북한 미사일 사태를 틈타서 한미일 동맹 만들어지는 느낌을 받는다"며 "북한이 도발한다고 한미일 동맹 만들어내려는 이 구조 대단히 위험스럽기 짝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위험천만한 북의 도발에 3국 연합 미사일 방어훈련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맞섰다.

한기호 의원은 "이게 한미일 동맹 문제 아니라 공해상에서 우리 적이 되고 일본 미국에도 적이 되는 북한에 대해 함께 공조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 것"이라며 "여기에 훈련하는 게 뭐가 잘못됐나"고 반문했다.

같은 당 성일종 의원도 "지금 북한의 위협이 증대되기 때문에, 과거에도 했고 지금도 하는데 이걸 갖고 죽창가 부르면서 토착왜구라 부를 것이냐"고 역공했다.

성 의원은 야당의 '보고 부실과 국회 무시' 지적에 대해서도 "훈련을 먼저 하고 보고할 수도 있고 예정된 훈련을 미리 보고할 수도 있는데 티 하나 잡기 위해 혈안이 된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한 의원은 김영배 의원의 '깡통 안보' 지적에 "현역 군인들을 앉힌 자리에서 깡통 안보 표현은 군을 무시하는 용어"라며 "부끄럽다"고 지적했다.

'국회 무시' 논란은 현무-2C 미사일 낙탄 사건 보고와 이날 합참 청사 옥상의 방공진지 시찰 무산을 놓고도 반복됐다.

민주당과 정의당 소속 의원들은 미사일 낙탄 후 국민 사이에 불안이 확산하는데도 군이 국민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을 뿐 아니라 국민의 대표인 국회에 사건 경위를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오후 3시에 속개한 국감에서 한미일 동해 미사일 방어훈련을 놓고 의원들의 고성이 이어지며 회의를 계속할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자 이 위원장은 오후 3시 55분께 정회를 선포했다.

여당 의원들은 김영배 의원의 '깡통 안보' 발언에 항의하며 사과를 요구했고, 김 의원은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의 '사퇴하세요' 발언에 반발했다.

양측은 서로 사과를 요구하며 버티다 4시간 30여 분이 지나서야 다시 국감장에 마주 앉았다.

김영배 의원은 속개 후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해 "안보를 튼튼히 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여러 허점이나 걱정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혹시라도 거친 표현이 있어서 장병들이 상처를 입지 않았을까 하는 우려를 선배·동료 의원들이 하셨을 것 같다"며 "만약 오해가 있었다면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김기현 의원도 "오해에서 비롯된 언쟁이었다"며 "본인이 그런 뜻 아니었다고 하니 받아들이고 오해서 비롯된 제 발언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타협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