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 1조 유니콘 美 510개·韓 11개…미래 전략산업 투자 뒤처져

최근 전 세계 선도 기업들이 대규모 펀딩을 활용한 전략 산업 투자에 나서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과거의 낡은 규제로 글로벌 트렌드에서 밀리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6일 상의회관에서 '전략산업투자, 글로벌 동향과 제도 개선 과제'를 주제로 공정경쟁포럼 특별토론회를 열었다.

미국 투자펀드 운영 경력이 있는 영주 닐슨 성균관대 교수는 이날 주제 발표에서 "미래 경쟁력이 있는 핵심기술에 대한 기업의 직접투자는 산업 안보와 기술 주권, 더 나아가 국가 안위의 관점에서 필수적"이라며 "전략산업투자는 다수의 유니콘 기업이 출현할 수 있는 밑거름"이라고 강조했다.

유니콘기업은 기업가치가 10억달러(1조원) 이상이고 창업 10년 이하인 비상장 스타트업을 가리킨다.

현재 우리나라의 국가별 유니콘기업 순위는 2019년 5위에서 올해 11위로 떨어졌다.

글로벌 유니콘클럽 10위권밖 밀려나…"낡은 규제가 발목"
닐슨 교수는 최근 글로벌 인수·합병(M&A) 동향을 토대로 핵심 산업에 대한 투자액 확대, 산업·금융의 콜라보레이션 투자, 민관 원팀(One-Team) 전략의 정책적 지원을 투자의 3대 트렌드로 꼽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8월 미국 반도체 기업인 인텔과 캐나다 자산운용사 브룩필드의 300억달러(약 40조원) 규모 공동 투자를 들었다.

양사가 51대 49로 출자해 합작사를 설립하고, 합작사가 애리조나주 챈들러에 반도체 생산공장 2곳을 신설하는 투자 계획이다.

닐슨 교수는 "이는 미국 반도체산업육성법에 따른 대규모 투자계획으로 산업-금융 융합을 통해 대규모로 자금을 조달한 새로운 펀딩 모델"이라며 "우리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제도적 여건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제 발표를 맡은 주진열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일반지주회사의 금융사 주식 소유를 금지하는 공정거래법 때문에 미래 성장에 요긴한 해외 첨단기술 인수가 가로막힐 수 있다"며 "해당 조항의 폐지를 검토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유영국 국회 입법조사관은 "공정거래법상 금산분리 규제는 타인 자본을 활용한 과도한 지배력 확대, 금융·산업간 시스템 리스크 전이 등을 방지하기 위한 경제력 집중 억제 시책으로서의 고유한 목적이 있다"며 신중한 접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최근 글로벌 산업구조가 빠르게 변하면서 미래전략산업 기술이 곧 외교이자 안보, 나아가 국력인 시대로 접어들었다"며 "기술경쟁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는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