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부패 개혁 조치 착수…"자금난 속 EU와 타협 불가피할 것"
"10조 날릴라"…헝가리, EU 제재 경고에 부패방지법 마련
헝가리가 3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에 약속한 부패방지법 마련 등 반부패 개혁 조치에 착수했다고 AFP,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헝가리 의회는 이날 공공재산 관리와 관련한 형사사건이 기소 없이 종결되거나 범죄 신고가 기각되는 경우 재조사를 허용하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빅토르 오르반 총리의 집권 여당이 주도한 이번 개정안은 찬성 136표, 반대 7표, 기권 14표로 통과됐다.

이는 EU가 헝가리의 부패를 문제 삼아 자금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경고한 데 대해 헝가리 정부가 약속한 조치 중 첫 번째로 시행된 것이다.

앞서 EU 집행위원회는 회원국이자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동맹국인 헝가리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내부에서 사실상 지원한다는 논란 속에 헝가리에 할당된 75억 유로(약 10조4천억 원)의 자금 지원을 중단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EU는 국수주의 성향의 오르반 총리 정권이 법치를 훼손하고 EU 자금을 불투명하게 유용한다는 의심에 따라 헝가리에 반부패 개혁안을 요구했다.

이에 헝가리는 의회가 EU의 우려를 완화할 수 있는 일련의 법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오르반 정권은 그간 법치, 인권 등에 대한 EU의 권고를 사실상 무시해왔고 우크라이나전 대응에서도 어깃장을 놓기가 일쑤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통화 가치가 기록적으로 떨어지고 물가가 전례 없이 치솟는 등 경제난이 심화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이날 "헝가리가 11월 중순이나 말까지 EU의 조건을 충족하는 데 진전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자금난에 시달리는 헝가리 정부 입장에선 EU와 타협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