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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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에서 키는 선수의 능력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다. 키가 크면 유리한 점이 많다. 그렇다고 단신이 늘 불리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빠른 발, 영리한 전략, 끈기와 집요함을 갖춘다면 키는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2일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장 센터코트에서 열린 ‘2022 유진투자증권 ATP 투어(250 시리즈) 코리아오픈’ 단식에서 우승한 니시오카 요시히토(27·일본·사진)도 이를 증명했다.

니시오카는 키 170㎝의 단신이다. 현재 투어에서 활동하는 선수 중 가장 키가 작다. 세계랭킹 56위에 왼손잡이인 그는 이날 역시 왼손잡이인 데니스 샤포발로프(23·캐나다)를 결승에서 만났다. 자신보다 세계랭킹은 32계단이나 위, 키는 15㎝가 더 큰 선수다. 지난해 윔블던 남자단식 4강까지 진출한 이력도 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니시오카는 2-0의 압도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그는 한 발 더 뛰는 부지런함과 강철 체력, 송곳같이 정확한 샷으로 경기 내내 샤포발로프를 압박했다. 2세트 타이 브레이크에서는 좌우 깊숙한 곳에 포핸드 샷을 떨어뜨려 샤포발로프를 힘들게 했다. 니시오카는 샤포발로프의 마지막 샷이 라인을 넘어가면서 우승을 확정하자 두 팔을 하늘로 뻗으며 기쁨을 만끽했다.

아시아 선수 중 가장 높은 랭킹을 자랑하는 니시오카는 이번 대회에서 폭발적인 잠재력을 선보이며 신흥 강자로 발돋움했다. 25위 대니얼 에번스(1회전·영국), 올해 US오픈 준우승자인 카스페르 루드(3회전·2위·노르웨이), 한때 랭킹 10위권 선수였던 샤포발로프 등 강자들을 줄줄이 넘어뜨렸다. 니시오카는 이번 우승으로 세계랭킹을 41위까지 끌어올릴 전망이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