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IT 기업들이 당국의 집중 견제를 받고 있지만 유독 데이팅 앱들은 최근 2년간 별다른 규제 없이 급속도로 성장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데이터 분석업체인 피치북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내 데이팅 앱과 사회관계망 업체에 투자된 금액은 53억달러(약 7조6천억원)로 2019년 3억달러의 18배에 육박했다.

텐센트, 바이트댄스 같은 대형 IT 업체들도 잇따라 투자에 나설 만큼 데이팅 앱의 인기가 높아진 영향이 크다.

'IT 규제' 중국서 딴 세상 데이팅앱…고속 확산에 진화도
올해 중국에서 다운로드가 1천회 이상 이뤄진 데이팅 앱은 무려 275개로, 2017년 81개의 3배를 넘어섰다.

중국 정부가 최근 2년 새 온라인 과외나 가상화폐 업체 등을 단속하고 비디오 게임을 제한하는 등 IT 산업에 대한 압박을 강화한 상황에서 데이팅 앱만 잘 풀린 것이다.

이와 관련해 NYT는 중국의 결혼과 출산율이 최저로 떨어진 상황에서 데이팅 앱들은 사람들이 결혼하도록 유도한다는 점에서 당국이 크게 간섭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때 엄격한 방역 정책으로 사람들이 고립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데, 당국이 데이팅 앱은 그런 외로움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봤다는 것이다.

코로나19가 퍼지기 전인 2019년만 해도 중국 당국은 '탄탄'(Tantan)과 '모모'(Momo) 등 데이팅 앱이 음란물을 방치한다는 이유로 규제를 가하기도 했다.

데이팅 앱들이 스스로 문제점을 개선하면서 중국 사회의 발전을 돕는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홍보한 점도 당국의 배려를 받은 요인이라고 NYT는 덧붙였다.

중국의 데이팅 앱은 미국의 '틴더'를 흉내 낸 탄탄과 모모의 등장과 함께 2010년대에 본격적으로 확산했다.

탄탄, 모모와 함께 '소울'(Soul)이 현재 중국의 3대 데이팅 앱으로, 이들 3대 앱의 월간 활성 이용자는 1억5천만명이 넘는다.

이들 데이팅 앱의 '진화'도 눈에 띈다.

탄탄과 모모는 과거 외모 위주의 만남 기준을 운용하면서 비난을 사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관심사, 취미, 성격 등을 기준으로 삼는 변화도 이뤘다.

소울은 특히 성격검사를 기반으로 만남을 연결해주면서 점유율을 크게 늘렸고 올해 7월 홍콩 증시 상장을 신청하기도 했다.

NYT는 중국 데이팅 앱의 많은 이용자가 이제는 단순히 연인을 찾기보다 폭넓게 친구를 만나는 데 더 많은 관심을 보이기도 한다고 전했다.

/연합뉴스